전세계적으로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20년 당시 전세계 디지털 광고의 50%를 점유하고 있던 구글이 제 3자에 의한 쿠키 수집 중단을 선언하면서 광고업계 특히 전세계 디지털 광고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후 구글은 중단 시한을 한차례 연기한 끝에 내년부터 쿠키 수집 지원을 중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쿠키란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파일로, 혹자는 90년대서부터 그 기원을 찾는다. 이 쿠키는 접속자의 장치부터 설정, 과거 이용 내역 등을 저장한다)

이 글에서는 구글, 애플,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관련 움직임과 글로벌 광고주들의 쿠키 없는 세상에 대한 대응 방안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마케팅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고자 한다. 

 

현재 구글(Google)의 UA(Universal Google Analytics)를 이용하고 있는 광고 담당자들은 섬찟한 표시를 매번 마주하게 된다. 올해 7월 1일 이후부터는 UA를 더이상 사용할 수 없음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계속해서 담당자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유료 서비스였던 GA360 역시도 2024년 7월 이후로는 연장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구글은 기존에 UA를 이용하고 있던 마케터들이 자사의 최신 서비스인 GA4(Google Analytics 4)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림 1. UA 지원 종료 카운트다운>

출처) Fountain Partnership
출처) Fountain Partnership

물론 상대적으로 최근에 발표된 GA4가 기술적으로도 더 뛰어난 서비스인 것은 맞지만, 기존에 이용되던 UA와의 호환이 어려운 등 실질적인 이용률은 높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기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GA4로의 이동을 반강제하는 것은, 무엇보다 날로 높아지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요구에 맞춰서 완전한 쿠키 없는 세계(Cookie-less world)를 대비하려는 구글의 움직임과 더욱 큰 관련을 보이고 있다.

개인정보 강화 흐름에 기업도 동참

구글의 UA는 몇 년간 Google에서 제공하는 웹 분석 서비스로서 널리 이용되었다. 해당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여러 유용한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제공했지만, 조만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이는 새로운 서비스인 GA4로 이용자를 유도하려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UA가 사용자의 추적이나 세션 관리를 위해서 쿠키에 다소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쿠키란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파일로, 혹자는 90년대서부터 그 기원을 찾는다. 이 쿠키는 접속자의 장치부터 설정, 과거 이용 내역 등을 저장한다.

이를 통해 광고주들은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추적하고,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으며, 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도 있다. 소비자도 자신이 사전에 설정해둔 속성들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쿠키는 본질적으로 나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광고주와 이용자 모두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지만, 디지털 마케팅의 발전은 편리함을 내세워 개인의 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쿠키를 여러 웹페이지나 디바이스로부터 수집하면 이용자 개인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했고, 이를 바탕으로 해당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다는 위험이 늘 제기되었다.

결국 기업이 개인정보를 더욱 보호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졌고, 2018년 발효된 유럽연합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과 같이 유럽을 포함한 몇몇 지역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기업도 이러한 요구와 사회적 흐름에 동참하게 되었다.

사라지는 광고식별자와 서드파티 쿠키

가장 급진적인 행동을 보인 것은 애플(Apple)이었다. 2020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애플은 자사의 운영체제인 Apple iOS에서 사용되는 모바일 광고 ID, 즉 광고식별자인 IDFA(The Identifier for Advertisers)의 수집이 제한될 수 있음을 예고했던 가운데, 당시 Facebook(現 Meta)을 포함한 광고 관련 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를 주장하면서 2021년에 이용자의 IDFA 제공을 옵트인(Opt-In)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전에는 이용자의 IDFA 제공이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고, 이를 원하지는 않는 이용자들은 직접 거절을 설정(Opt-out)해야 했던 것과 달리, 옵트인 방식은 미제공이 기본값으로 설정되어 있고 이용자에게 앱 이용 전에 동의 여부를 물어보는 것이다.

이용자의 허가를 구해야만 하는 해당 방식으로 변경이 이루어지면서, 수많은 소비자들은 개인정보 제공을 거절했다. 모바일 앱 분석회사인 Flurry Analytics에 따르면 수집 방식이 바뀐 2021년 하반기 기준으로,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한 사람들의 비율은 약 21%에 불과했으며, 미국이나 국내의 동의 비율은 더욱 낮았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과 같은 광고회사들은 광고 효율이 크게 저하되었고, 매출에서도 큰 손해를 보게 되었다.

경쟁사의 이러한 움직임에 구글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움직임을 서둘렀다. 구글은 자사의 광고 식별자인 ADID보다는 타사가 수집하는 이용자의 정보인 쿠키를 제한하는 방식에 보다 집중했다.

지난 2020년 초, 구글은 자사의 웹 브라우저 크롬(Chrome)에서 웹사이트의 주인이 아닌 광고 서버 등에서 발행되는 쿠키, 즉 서드파티 쿠키(Third-Party Cookie)의 이용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많은 광고업계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당초 예상한 2022년에서 조금 미뤄졌으나 조만간 다가올 미래임은 확실하다.

실제로 며칠 전 구글은 2024년 1분기부터 전 세계 크롬 사용자의 1%를 대상으로 타사 쿠키를 완전히 제거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용자 중 1%라는 비중이 매우 적게 보일 수는 있으나, 크롬의 글로벌 점유율이 약 60~7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2억 명이 넘는 사람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들을 바탕으로 광고 업계나 관련 개발자들은 완전히 쿠키가 사라진 세상을 대비해야만 할 것이다.

구글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뮬레이션 기능을 제공하고, 2024년 하반기에는 크롬에서 완전히 타사 쿠키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광고식별자와 서드파티 쿠키의 제한은 결국 이용자의 식별 제한으로 이어진다. 자사의 웹사이트에 방문한 이용자가 이전에 왔던 방문자인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어떠한 행동패턴을 보이는지 아는 것이 제한된다.

결국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했던 높은 광고 효율성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일부 디지털 매체사나 광고 업계는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러나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차치하고, 이러한 디지털 광고 업계의 부진이 긍정적인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이 무료로 제공되었던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들이 지금껏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업계가 일부 비용을 지불했기 때문이며, 올바른 디지털 산업의 성장에 있어서 이들 광고 업계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몇몇 기업들은 이러한 개인정보 수집 제한에도 불구하고 광고주가 여전히 높은 효율성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의 경우 고객을 집단으로 묶어서 개개인의 식별은 불가능하면서도 광고 효율성은 이전의 95% 수준에 달하는 코호트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 of Cohorts, FLoC)을 소개한 바가 있다.

물론 이 역시 개인 정보 침해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서 Topics API라는 새로운 기능으로 대체되는 등 아쉬움을 남겼지만, 구글이 여러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려주기에는 충분한 시도였다.

이번에 UA가 종료되고 GA4의 이용이 장려되는 것 역시 이러한 구글의 노력 중 하나이다. 기존의 UA가 주로 쿠키를 추적하여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했던 것과 달리, 유럽의 GDPR을 준수하는 GA4는 사용자 ID를 추적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전과 달리 페이지가 언로드 될 때마다 임의의 클라이언트 ID가 생성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익명성은 더하고, GA4는 사용자의 특정이 제한될 뿐 여전히 사용자 추적은 가능하게 된다.

또한 머신러닝을 통해서 타겟팅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여서 쿠키 없이도 광고주가 높은 광고 효율성을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쿠키없는 세상의 또다른 대안 Zero Party

쿠키 없는 세상이 되면서 이처럼 매체사나 자사가 보유한 퍼스트 파티(1st party) 데이터가 가진 가치가 증가하면서 각자의 데이터 수집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광고주가 증가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 속 일각에서는 고객이 적극적으로 기업과 공유하는 정보인 제로 파티 데이터(Zero-Party Data)에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2018년에 Forrester를 중심으로 논의된 제로 파티 데이터(ZPD)는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당사자인 브랜드가 상호작용을 통해 얻는 정보라는 점에서 퍼스트 파티 데이터(FPD)와 유사하다.

그러나 기존의 FPD가 결국 고객의 행동과 상관없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추적’하는 개념이라면, ZPD는 고객이 직접 ‘응답’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브랜드가 FPD를 바탕으로 고객이 어떤 제품에 관심이 있는지 분석한다면, ZPD는 직접 고객에게 이를 물어보는 형식이다. 여기서 물어보는 방식은 단순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고객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퀴즈나 게임 등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또한 업종에 따라서 성격 유형이나 라이프 스타일, 관심사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대표적인 사례가 넷플릭스(Netflix)로, 최초 이용고객에게 직접 선호하는 콘텐츠를 물어봄으로써 추천을 위한 기본적인 ZPD 자료를 수집하고, 이후에 고객의 이용 패턴인 FPD를 수집하여 조합함으로써 더욱 정확한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속눈썹 회사인 Does Lashes의 경우 자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고객에게 퀴즈 이벤트를 진행한 결과, 기존 통념과는 달리 자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속눈썹 이용 경험이 적다는 점을 밝혀내어 전략을 수정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례는 FPD를 통해 수집할 수 없는 정보들이 ZPD에 속함을 알려준다.

다만, 제로파티와 퍼스트파티, 그리고 서드파티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데이터 종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자사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충분히 설명함으로써 고객 데이터 수집의 당위성을 알리고 허락을 얻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의료 정보나 금융 정보가 오히려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높은 이용률을 보이는 있다는 현황이 이를 뒷받침 할 것이다.

따라서 쿠키 없는 세상을 대비하는 가장 첫 걸음은 고객에게 정보 수집 동의를 얻기 위한 방법이라 볼 수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고객의 적극적인 정보 제공을 유도하는 ZPD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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