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 중

현재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인구 비중을 살펴보면, 2022년 12월 기준 50대 인구의 비중이 16.7%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으며 10년 뒤에는 5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을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이르면 2025년을 기점으로 65세 노인 인구 비율이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 사회로의 변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사회 각 분야에서 초고령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시니어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이들의 영향력

시니어 세대는 시간적∙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소비생활과 여가를 즐기며 우리 사회의 가장 구매력 높은 계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스마트 디바이스 중심의 IT 활용에도 능숙해지고 있어, 30대보다 50대가 비대면 금융을 더욱 많이 활용하고 다양한 앱을 적극 활용하는 등 MZ세대 만큼이나 높은 디지털 영향력을 지니게 되었다. 즉, 높아지는 시니어의 인구 비중만큼이나 소비 주체로서 시니어의 중요도 또한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은 사회 구조적 변화와 시니어의 소비 행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니어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그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시급하게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TBWA는 2019년 Senior Lab을 출범시켜 기업이 주목해야 할 소비자로서 시니어를 집중 조명하고 다각도의 분석 및 연구를 통해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소비 주체로 부각되고 있는 시니어 타깃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의 고정관념과 달리, 스스로에 대한 프라이드가 높고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삶에 대한 욕구가 강하며 오피니언 리더로서 주변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등 ‘에이스(Ace)’적 면모를 보이는 50-64세 소비자들을 ‘A세대’로 새롭게 정의하고 이들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을 진행하였다.

A세대의 욕구를 반영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메시지의 필요성

TBWA Senior Lab은 A세대의 공감과 지지를 얻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을 위해 한국리서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A세대의 핵심 욕구를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그들의 욕구를 가장 잘 드러내는 7가지 키워드(7A)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A세대의 욕구 키워드 (7가지)

1) Ageless : 나이를 의식해 보수적으로 살기보다는, 나이를 초월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고 싶은 욕구
2) Accomplished : 여생을 커뮤니티,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가치 있는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욕구
3) Autonomous : 도움이 필요한 의존적 삶이 아닌, 자기 주도적 삶을 살고 싶은 욕구
4) Attractive in my own way : 자연스럽고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은 욕구
5) Alive :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생기 가득한 삶을 살고 싶은 욕구
6) Admired : 수많은 경험을 인정받고 싶은 사회적으로 존경과 존중을 받고 싶은 욕구
7) Advanced : 성숙하고 수준 높은 나만의 취향을 가지고 싶은 욕구

 

시니어 대상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할 시, 지금까지의 시니어에 대한 고정관념이 아닌 공략하고자 하는 시니어들의 욕구에 대한 세심한 이해를 기반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7A로 정의한 A세대의 욕구를 반영했을 때 더욱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까?

실제로, Senior Lab에서 기존의 시니어 대상 광고를 7A 기반의 메시지로 재구성하여 메시지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고, 이를 통해 A세대의 공감과 이해를 높이고 제품에 대한 관심과 구매 의향까지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쉬어야 하는 존재가 아닌, 활기찬 생활을 이어가고자 하는 A세대의 욕구 반영

시니어를 ‘집에서 쉬는 존재’로 그렸던 기존 광고를, ‘집에서 매일 건강 충전’이란 메시지와 더불어 매일 운동을 하며 활기찬 생활을 이어 나가는 시니어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광고 호감도와 메시지 공감도, 제품 관심 정도가 약 10% 상승하였다.

• 챙김 받는 존재가 아닌, 건강 관리도 주도적으로 하고자 하는 A세대의 욕구 반영

자녀들이 건강을 위해 시니어에게 제품을 챙겨주는 모습과 함께 ‘5060 시니어 음료’ 메시지로 시니어 전용 제품을 강조한 기존 광고를, ‘생활에 활력을 더하다’ ‘건강 플러스’와 같이 나이를 드러내는 키워드 대신 제품의 기능과 효과를 전하는 메시지로 대체해 비교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시니어에 한정 짓지 않는 메시지와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시니어의 모습을 반영한 결과, 메시지 공감도는 약 12.3% 상승했으며, 구매 의향 또한 13%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젊은이처럼’이 아닌, ‘우리답게’ 살고자 하는 A세대의 욕구 반영

시니어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마치 젊은이들을 따라 하듯 연출해 부자연스러움을 주었던 것과 달리, ‘나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으니까. 아직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니까’라는 메시지와 함께 성숙하면서도 자기 주도적인 시니어의 모습이 드러나도록 재구성하였다. 비교 테스트 결과, 광고 호감도, 메시지 공감도, 제품 관심 정도, 구매 의향, 이미지 개선 정도가 모두 평균 23%가량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위 세 가지 메시지 테스트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시니어에게 잠재되어 있는 욕구를 확인하고 이를 반영했을 때 광고 마케팅 수용도와 영향력이 더욱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TBWA Senior Lab에서 도출한 시니어들의 욕구를 반영하여 리브랜딩한 사례로 tvN Story를 꼽을 수 있다. tvN이 런칭한 시니어 타깃 전문 채널 tvN STORY는 점차 영향력이 커지는 시니어 타깃에게 보다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tvN의 다양한 패밀리 채널 사이에서 명확한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2022년 하반기 TBWA와 함께 채널 브랜딩 작업을 진행했다.

TBWA Senior Lab에서 분석한 ‘A세대의 욕구(7A)’를 참고하여 이미 아는 것의 이면과 내면을 살펴보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시니어 타깃을 ‘성장하는 어른들’로 설정하고 채널 슬로건 역시 성장하는 어른들의 콘텐츠 취향을 반영해 ‘아는 것을 새롭게’로 변경하였다.

A세대를 위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관련 제언 3가지

TBWA Senior Lab에서는 A세대의 욕구에 대한 분석 뿐만 아니라 A세대 대상의 다양한 조사 및 전문가 인터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케팅 전략 수립 시 유의해야 할 커뮤니케이션 방향성 3가지’를 도출할 수 있었다. 참고하여 각 기업과 브랜드에서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으면 한다.

첫째, A세대 소비자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일반화한 커뮤니케이션은 피해야 한다

시니어들은 사회가 가진 고연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 든 집단에 소속되는 것을 기피하는 특성을 보인다. FGD를 통해 실제 만나 본 A세대 소비자(60대, 남성)는 “실버, 시니어는 죽을 때까지 안 듣는 게 좋죠. 기본적으로 거부감이 들어요. 시니어 소리 듣기 싫어요”라고 언급했다. 

모 기업의 시니어 마케팅 담당자는 “꽃중년이든, 그레이든, 액티브 시니어든 시니어들은 시니어로 정의 및 규정 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이에 대한 스티그마(Stigma)가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나이로 정의되고 싶지 않아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A세대 64.9%가 ‘시니어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A세대 소비자 중 한 분은(60대 남성)는 ‘시니어 음료 별로 에요. 늙은이만 먹는 것 같아요’라고 하는 등 A세대는 시니어 전용 제품에 대한 거부감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시니어를 위한’, ‘시니어용’ 등 모든 시니어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나이 든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서비스’로 느껴지게 하거나 시니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로 접근할 경우, 시니어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세분화된 그룹이나 개인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

시니어의 경우 살아온 기간이 더 긴 만큼 젊은 세대에 비해 개인별 차이가 더욱 크며, 이에 따라 취향, 가치관, 소비 행태 등을 기반으로 더욱 다양한 세부 집단으로 구분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7A 욕구의 경우 실제로 이에 따른 삶을 살고 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추구하고 동경하는 욕구이기에, 이를 기반으로 한 접근은 대부분의 시니어들에게 긍정적인 호응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각 브랜드 별로 공략하고자 하는 시니어들을 더욱 세분화된 집단으로 구분하고, 각 집단 별로 더욱 세분화된 욕구를 발견하여 이를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

특히 A세대는 이미 디지털 또한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세분 집단 별 접근이 더욱 용이한 디지털 매체를 적극 활용하여 그룹에 맞는, 또는 개인에 맞는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또한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길 바란다.

셋째, 타깃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나 기술을 부각하는 방식으로 어필해야 한다

많은 브랜드가 시니어 전용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과 서비스에서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UX/UI, 심플한 정보 큐레이션, 편리하고 감성적인 서비스 등 시니어를 공략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시니어들에게 어필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시니어들 또한 충분히 그들이 원하는 기능과 기술을 이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시니어 세대를 오랜 기간 연구해 온 전문가들은 시니어 전용, 시니어 특화 제품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시니어들에게 필요한 기능과 기술을 간결하고 쉽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니어들의 관심과 구매 유발이 가능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 링컨(Lincoln)이 좋은 예다. 링컨은 럭셔리 카 브랜드로, 미국 내 보유자 연령층이 평균 55세*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링컨은 ‘시니어를 위함’이라는 기능과 기술의 변화 의도보다는 탑승 또는 짐을 실을 때 자동으로 높이를 낮추는 ‘Dynamic Lower Entry 기능 탑재’라는 기능과 기술 측면의 변화만을 강조했다.
* Lincoln Navigator 보유자 연령 중간값 55세(출처: J.D. Power)

"시니어를 위한 제품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기능과 기술을 잘 갖춘 럭셔리 제품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라고 시니어들에게 묻는다면 당연히 후자를 택할 것이다.

시니어에 특화된 기능과 기술 그 자체를 어필하는 것이 시니어에게 다가가는 더욱 현명한 방법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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