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서드파티 쿠키 활용 제한)으로 이용자 정보를 활용하기 어려워지면서 모바일 앱을 통한 소비 트렌드에 대한 기업과 마케터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앱 소비 경향을 통해 파악하고 풍부한 고객 데이터를 가진 버티컬 커머스 앱을 새로운 광고·마케팅 채널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버티컬 커머스: 패션, 인테리어, 화장품 등 특정 한 카테고리만 취급하는 쇼핑몰(오늘의집 등)

NHN데이터의 고객데이터플랫폼 다이티는 ‘2023년 상반기 앱 트렌드 리포트’를 내고 약 2천 8백만 이용자의 구글 안드로이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쇼핑, 금융, 패션 등 16개 업종 1,272개 앱의 설치 내역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생활용품은 절약하면서도 명품 등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앰비슈머(양면적 소비자)의 등장 △지방은행/대출 비교 앱 수요 증가 △젊은 층은 인스타, 중장년 층은 밴드를 이용하는 등 최근 고물가·고금리 시대를 맞아 새로운 앱 소비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앰비슈머(Ambisumer) :  ‘양면적인(Ambivalent)’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쇼핑 : ‘앰비슈머’ 등장, 중고·공동구매 앱으로 짠테크하면서도 명품 관심 높아

쇼핑 앱 1위(설치 수 기준)는 여전히 쿠팡이다. 이어 당근마켓, 11번가, G마켓, 티몬 순으로 7위까지는 작년 하반기와 동일했다.

반면 해외 직구 앱인 ‘알리 익스프레스’가 15위, 공동구매 앱인 ‘올웨이즈’가 29위로 각각 8계단, 11계단 순위가 상승했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전년 반기대비 설치 수가 54% 증가했으며 올웨이즈는 115% 늘어났다. 고물가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은 중고·공동구매, 해외직구 등 관련 앱을 통해 생활비 아끼기에 나서고 있었다.

패션쇼핑 앱은 무신사에 이어 에이블리, 지그재그, 퀸잇, 유니클로, 브랜디, 크림 등이 순위에 올랐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에이블리는 지그재그를 제끼고 여성 쇼핑몰앱으로는 1위에 올랐다. 특히 40대가 가장 많이 설치한 쇼핑앱이기도 한데, 지난해 사업 영역을 명품브랜드들로 확장한 결과로 보인다.

다이티는 “명품/한정판 카테고리에서 10~20대 비율이 높은 한정판 거래 앱 크림(KREAM)의 설치가 약 22% 증가하며 발란과 트렌비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며 “쇼핑 트렌드는 중고·공동구매를 선호하는 짠테크와 명품/한정판 앱의 성장이라는 상반된 특징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생활용품들은 최저가로 구매하고 본인이 가치를 두는 소비에는 과감하게 지출하는 ‘앰비슈머(Ambisumer)’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쇼핑 앱 전체 설치자 중 62%는 40~50대였고 홈쇼핑 앱의 경우 절반이 50대였다. 최근들어 40~50대의 모바일 쇼핑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 설치 수 증가율이 큰 쇼핑 앱 (다이티 자료)
△ 설치 수 증가율이 큰 쇼핑 앱 (다이티 자료)

금융 : 고금리에 지방은행/대출 비교 서비스 앱 인기

1금융 앱의 설치자 수는 토스, 카카오뱅크, KB국민은행, NH스마트뱅킹, 케이뱅크 순이었다. 2금융 및 대출 비교 앱 순위는 NH콕뱅크, MG더뱅킹, 신협ON뱅크, 현대캐피탈, 뱅크샐러드 순이었다.

특히 전북은행(41.4% 상승), 광주은행(36.9%), 대구은행(21.2%), 부산은행(18.7%)의 직전 반기 대비 설치자 수가 크게 늘었다. 모바일뱅킹 활성화로 지역 구분이 사라지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고금리 상품을 제시한 지방은행 가입자가 늘어났다.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다와 핀크 앱도 설치 수가 각각 35%, 8% 늘어나며 올해 상반기 금융 앱 시장은 고금리와 관련된 변화가 많았다.

결제 앱 순위는 삼성 페이, 페이북/ISP, 신한플레이, 삼성카드, 현대카드. 카카오 순이었다. ‘삼성카드·삼성화재·삼성증권’ 앱을 하나로 모은 모니모는 43.8% 늘어나며 4계단 상승한 13위를 기록했다.

다이티는 “애플페이의 공습에 토종 간편결제 강자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손 잡았다”며 “두 서비스가 오프라인 결제서도 연동된 결과, 올해 상반기 네이버페이 앱 설치 수가 56.6% 증가하며 상승폭이 가장 컸다”고 분석했다.

△ 설치자 수 증가율이 큰 금융 앱 (다이티 자료)
△ 설치자 수 증가율이 큰 금융 앱 (다이티 자료)

엔터테인먼트 : 30-40대는 여행/공연 예매 앱 VS. 50-60대는 라디오 앱 설치 선호

엔터테인먼트 앱은 상반기 OTT 킬러 콘텐츠가 많았던 동영상 부문이 크게 성장했다. 동영상 관련 앱 설치가 약 440만회를 기록하며 13% 증가했다. 엔터테인먼트 앱 순위는 넷플릭스, 웨이브, 네이버웹툰, 틱톡, 쿠팡플레이, 티빙, CGV 순이었다. 특히 ‘카지노’를 방영한 디즈니플러스는 직전 반기 대비 증가율이 33%로 가장 크게 늘었다.

주목할 점은 3040세대와 50대 이상의 앱 선호도 차이였다. 다른 연령층에 대비해 30대의 설치 비율이 가장 높았던 앱 TOP3는 ‘인터파크 티켓, 예스24 티켓, 인터파크 모바일티켓’으로 모두 여행, 공연 등 티켓 예매 앱이었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 예매 앱도 3040세대 의 설비중이 약 60%로 코로나 마무리 국면을 맞아 이들의 바깥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50대 이상은 와우라디오(50대 1위)와 팬더티비(60대 이상 1위)에 다른 세대보다 높은 설치 비율을 보였다. 와우라디오는 국내 라디오방송을 앱으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며, 팬더티비는 BJ(인터넷방송 진행자)들이 나오는 실시간 라이브방송으로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TOP3에 팟빵, 스푼라디오가 포진하는 등 엑티브 시니어를 대상으로 라디오 앱이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성별/연령별 비중이 높은 엔터테인먼트 앱 (다이티 자료)
△ 성별/연령별 비중이 높은 엔터테인먼트 앱 (다이티 자료)

SNS : 30대 이하는 ‘인스타’ VS. 40대 이상은 ‘밴드’

SNS(Social Network Service) 앱 순위는 밴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카페 순이었다. 설치 증가율이 높은 앱은 디시인사이드(67.1%), 문토(29.8%), 티스토리(21.7%), 에펨코리아(14.8%), 위버스(14.7%)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가 앱 버전을 출시하면서 설치가 급증했다. PC버전 기준 디시인사이드는 월평균 약 2억명이 방문하고 있다.

연령/성별로 보면 30대 이하는 ‘인스타그램’이 1위인 반면, 40대 이상은 ‘밴드’를 가장 많이 설치해 상반되는 결과를 보였다. 성별로 비교해 보면 ‘에펨코리아, 레딧(Reddit), 뽐뿌’에서는 남성 이용자의 비중이 높았다. 리슨(Lysn), 인스티즈, 위버스에서는 여성 이용자의 비중이 높았다. 광고집행 시, 남성은 인터넷 커뮤니티, 여성은 팬덤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다만 리슨과 위버스는 10대 이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별 많이 설치한 커뮤니티 앱 (다이티자료)
△SNS 앱 순위 (다이티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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