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등에서 혐오표현에 대한 삭제 기준이 마련됐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이하 KISO, 의장 이인호)가 총 13개 항목을 구성된 ‘혐오표현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네이버·카카오·SK커뮤니케이션즈 등 16개 KISO 회원사에 공통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온라인상 혐오표현과 관련해 인터넷 사업자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출범한 KISO 혐오표현심의위원회(위원장 이승선)는 미디어·국어학·사회학·법학 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8개월 간의 숙의 과정을 거쳐 28일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혐오표현에 대한 정의부터 적용범위, 회원사와 이용자의 의무, 판단과 조치 등을 담았다. 이는 혐오표현에 대해 인터넷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할 공통의 정책으로 의미가 크다.

혐오표현의 정의

가이드라인은 혐오표현에 대해 ‘인종·국가·민족·지역·나이·장애·성별·성적지향이나 종교·직업·질병 등(이하 ‘특정 속성’이라 한다)을 이유로,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에 대하여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거나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표현’으로 정의했다.

혐오표현으로 판단되기 위해서는 △특정 속성에 대한 표현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는 표현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거나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표현, 이상 세 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해야 한다.

세 요건 중 ‘차별을 정당화·조장·강화하거나 폭력을 선전·선동하는 표현’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특정 속성을 이유로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에 대해 비하·조롱하는 표현이라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단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나 정무직 공무원 등 공인의 공적인 업무 관련된 표현 △공직자, 언론사 등의 업무에 관한 것으로 공적 관심사에 대한 표현 △국민의 기본적 권리와 관련한 정치적 견해에 대한 표현 △특정 집단이나 그 구성원을 대상으로 하지 않은 기타 표현은 혐오표현 판단대상에서 제외된다.

국가기관, 공직자, 언론사 등의 업무에 대한 표현은 예외 

해당 가이드라인은 원칙적으로 일반에게 공개된 영역에 대해 적용되며 누구든지 해당 포털, 커뮤니티나 KISO 등에 직접 신고할 수 있다. 포털 등은 혐오표현으로 판단할 경우 삭제, 노출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이때 작성자는 혐오표현이 아님을 소명하며 재게시를 요구하는 등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이승선 위원장(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은 “혐오표현을 정의하는 단계에서부터 지난한 과정을 거쳤지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한다는 대원칙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혐오표현에 대해 이용자들 역시 관심이 많은 만큼 적극적인 토론과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표현의 자유 존중하되, 혐오표현으로 인하 피해 방지ㆍ다양성 보장 통해 건강한 인터넷 문화 정립

KISO는 가이드라인 마련과 더불어 ‘혐오표현 관련 이용자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향후 혐오표현에 대한 개별 사례 심의 등에 참조할 예정이다. 한편 KISO는 2009년 출범한 자율규제 기구로 인터넷 포털과 커뮤니티, 챗봇 서비스 등 16개 인터넷 사업자가 KISO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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