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주의 Data Driven Marketing

이전 제시되었던 분석 원고에서 팬데믹 이후 변화된 소비자의 미디어 이용과 광고에 대한 태도를 TGI조사 자료를 통하여 확인하고 의미를 찾아보았다면 이번에는 실제 소비자들의 소비행동에 나타난 변화를 파악하여 마케팅 전략의 새로운 도전을 제언하고자 한다.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나타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의 위기는 과거의 경제위기와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기업의 생존이나 비즈니스의 생존을 위해서는 대기업이든 자영업자든 회복탄력성을 강화하여 불안정한 환경에도 극복할 수 있는 출구를 찾아야만 한다. 외부활동의 절제와 재택으로 발생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기존 경제구조에 영향을 주며 새로운 소비경제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와 같은 소비 경제구조를 우리는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말로 정의하고 설명하고 있다. 뉴노멀은 디지털 기반의 변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디지털 기반의 환경변화는 소비자의 물리적 공간과 제품을 연결하고 소비하도록 만드는 프로세스의 변화에 있다. 소비욕구의 해결 공간으로 디지털 영역이 추가되고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물건을 욕구하고 브랜드를 소비한다. 잊혀진 욕망과 습관적 소비에 대한 새로운 인식변화는 구체적으로 소비행동에 상당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냥 소비하던 것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인식은 새로운 욕구를 자극하게 된다.

대표적인 영역이 먹는 영역의 소비일 것이다. 일상의 변화는 먹는 영역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었다. 무의식으로 소비하던 식품에 대한 인식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식품 소비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팬데믹 초기에 소비시장의 심각한 위축을 걱정하였으나 현실은 새로운 소비환경을 만들었고 새로운 소비 욕구를 만들었다.

세대별 단절된 소비행태, 계층에 따른 차별적인 소비행태는 중첩된 소비로 새롭게 경험되고, 잊혀가던 추억의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재소비를 만들었다. 우리는 추억 속 브랜드와 제품을 소비하며 지난날 행복했던 기억을 재생하고 그리움을 안고 즐거워한다. 위험한 사회에 대한 심리적 극복은 안전했던 기억에서 태동된다.

재택생활은 식생활 전반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배달 문화, 밀키트 제품의 소비 등과 같이 눈에 보이는 새로운 소비문화의 변화와 더불어 음료와 과자와 같은 소비에서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나타났다.

[그림1]에서와 같이 배달앱에 대한 이용경험은 2020년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배달앱의 증가는 재택생활과 연결되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에도 외부 식사가 아닌 집에서의 배달을 통한 취식문화는 일반적인 현상이 될 것이다.

음식 이외의 먹거리인 과자와 음료 역시 팬데믹 이전과 다른 경험을 만들고 있다. 나에게 과자와 음료는 학창시절의 소풍이나 수학여행과 같은 이벤트에서 먹었던 추억을 기반으로 형성된 로망이 브랜드나 제품 소비에 큰 영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에도 가끔 구매하는 과자나 음료 제품의 브랜드들은 중고등학교 시절에 먹었던 것들이 대부분이다. 아내와 두 딸들 누구도 내가 소비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먹지 않고, 모두 자신의 브랜드들을 소비하였다.

같이 근무하는 사원들이 다양한 세대로 구성되어 있어 원고를 쓰기 전 소비하는 브랜드들에 대해 물었다. 음료와 과자의 주 선호 브랜드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과 세대간 공통으로 선택되는 브랜드 특성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팬데믹은 과자와 음료를 먹을 수 있는 공간을 집안으로 제한하는 역할을 했으며 세대간 서로 다르게 선택된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경험을 만들게 했다.

한국리서치에서 1989년 이후 매년 조사하고 있는 TGI조사에 따르면 음료와 과자 소비가 2020년 모든 제품에서 전반적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하지만 2021년 전체적인 소비감소 경향을 나타났으며, 2022년 들어 다시 2020년의 변화와 유사하게 증가하는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소비 경험율의 변화와 다르게 각 제품별 소비빈도는 대체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새로운 소비자가 나타나면 기존 소비자들은 소비빈도를 늘리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뉴노멀 시대에 맞는 마케팅 플랜 수립해야

지금까지 브랜드들은 음료와 과자 소비의 주 소비층에 대한 변화 없이 마케팅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확장되고 강화된 Target 소비층을 위한 마케팅 활동의 전환이 필요하다.

[표1]에서 확인된 식품과 음료 및 기호식품의 광고량이 2021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시장의 반응을 각 기업이 잘 파악하고 있음을 말한다. 식품광고는 2019년 대비 2021년 40.6%가 증가했고, 음료 및 기호식품 광고 역시 2019년 대비 13.8%나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8년부터 시작한 가계부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가계식품 지출품목 중 신선식품 지출액이 가장 크다.

단 1세대 가구와 1인가구에서는 간편식과 음료 지출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을 하고 있으며, 1인가구는 과자, 면류, 음료, 주류, 간편식, 염건수산 등의 월평균 지출 비중이 다른 세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조사자료에서도 과자와 음료의 지출 금액은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음료 지출액은 2019년 대비 78%, 과자 지출액은 74%가 증가했다. 특히 음료는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지출액 비중도 증가하고 있는 소비 품목이다.

[그림2]에서와 같이 가계소비에서 지출이 많은 품목들은 육류와 면류, 유가공류 등이다. 하지만 온라인 소비 경험이 여러 세대로 확산된 팬데믹 이후 온라인 구입을 통한 소비 지출이 많은 품목으로 음료와 과자는 상대적인 비중이 높은 품목이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가계의 음료소비 금액은 커피와 차를 포함하면 가장 많은 지출 비중(13%)을 차지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1세대 가구의 증가 현상은 가계 소비에서 음료와 과자의 소비 증가와 연결되는 요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과거와 다르게 1세대 가구의 출산율이 감소하는 환경에서 자녀 중심의 과자, 음료 소비지출 구조가 이제는 각 가구 구성원 중심의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구원의 재택생활 시간의 증가라는 변화에 따라 집은 식생활의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

집에서의 미디어 이용 시간의 증가는 콘텐츠 소비와 동반된 과자와 음료(주류 포함) 취식도 증가하게 한다. 이와 동시에 가구내 2세대 이상이 함께하는 생활시간이 늘어나면서 다른 세대의 소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새롭게 소비된 소비경험이 새로운 소비자층을 탄생하게 했다.

팬데믹은 소비자의 행동과 제품에 대한 심리적인 한계를 변화시켰다. 이에 따라 여러 제품의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먹는 것과 연결된 소비는 큰 변화가 생겼다. 식품과 연관하여 변화된 소비시장과 더불어 일상적 소비였던 음료와 과자에 대한 소비심리도 큰 변화가 발생했다.

옥외활동의 제한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던 음료소비가 재택생활의 증가로 가구 내 음료 수요가 증가하며 다양한 음료 제품에서 시장의 크기를 확대하고 소비빈도가 증가했다. 주로 젊은 세대의 시장으로 취급했던 과자 소비도 전세대에 걸쳐 소비가 확산되고 제품별 소비자 Target이 확장되었다.

소비의 확산과 함께 각 브랜드들의 마케팅 활동이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되고 있는지는 과제로 남아 있다. 시장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불안정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기회를 찾아야 한다.

팬데믹으로 유발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우리는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한다. 뉴노멀 시대 마케팅 활동은 소비자의 잊혀진 욕망을 발굴하고 소비 습관의 창조를 목표로 한 새로운 마케팅 플랜이 필요하다. 마케팅의 핵심은 정확한 시장 분석과 소비자의 마음 속에 있는 욕망을 이해하는 것이며, 새로운 소비자를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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