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오프라인 활동에 많은 제약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해 보는 ‘경험적 편익’이 결여됐다.

하지만 브랜드들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사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 등 다양한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런 ‘소바자의 경험적 편익’을 중요시하는 흐름 속에서 마케터가 주목해야 할 올해 하반기 마케팅 트렌드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문화 경험 소비의 변화에 따른 영화관 산업의 지속성

영화 산업은 팬데믹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여가활동으로 간주되던 영화 관람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영화관 방문객이 급격히 줄어들고, 그에 따라 영화사들이 신작 개봉을 멈추게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 영화계 역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었는데,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 통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가 확산된 2020년의 연간 누적 영화 관람객은 약 5,952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74% 감소하였다 (2019년 누적 관람객 약 2억 2,668만명).

2020년에도 악화된 상황은 변함이 없었고 약 6,053만명이라는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하면서 마무리 되었으며, 이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전국 영화관의 발권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었다.

연도별 영화관 입장권 매출액 및 관람객 추이 (2004-2021)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연도별 영화관 입장권 매출액 및 관람객 추이 (2004-2021) (출처 :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외부 활동 기회의 축소로 영화관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에, 반대로 실내에서 미디어를 소비하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이에 따라 국내 OTT는 한 계단 오르는 성장을 꾀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국내 OTT 플랫폼인 웨이브(Wavve)와 티빙(TVING)은 과감한 콘텐츠 투자를 통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구독자를 늘려 기하급수적으로 성장 중이던 넷플릭스와 경쟁구도를 형성하였다.

넷플릭스 역시 국내에서 존재감을 한층 더 성장시키고 있었는데, 특히 <오징어게임>과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인기를 끌면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영화관을 방문하던 소비자 대부분은 OTT의 주 이용자가 되어 더 이상 영화관을 찾지않을까?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 그렇지 않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 4월 말, 거리두기 정책의 완화로 영화관 산업은 급격한 전환세를 보인다. 취식 제한이 풀리고 좌석 띄어앉기가 해제되면서 2년 간 개봉하지 못했던 수많은 영화들이 연속 개봉하였다.

5월 중순 개봉한 <범죄도시2>가 단번에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영화관의 관객들이 코로나 이전처럼 모두 돌아온 것인가 라는 기대감에 부풀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게도 모든 영화가 기대한 것만큼의 스코어를 얻을 수는 없었다.

다만 높은 누적관람객을 확보한 여러 작품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관객들이 하나같이 ‘꼭 영화관에서’ 보아야 하는 영화라는 평을 남긴다는 것이다.

그 평가의 의미를 최근 영화 관객들의 행동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영화관의 특별관들은 유례없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전에는 높은 티켓값의 영향에 한정된 수요로 유지되는 ‘특별’ 상영관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OTT가 제공하지 못하는 ‘경험 소비’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OTT와는 차별적인 영화관만의 무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스크린, 생생한 음향효과를 실감하는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가족이나 연인 등 소중한 사람들과 자신들의 경험을 함께 할 수 있는 소규모 상영관 등은 지난 2년 간 제한적인 외부활동으로 새로운 경험적 편익을 찾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코로나로 인해 극단적인 소비자의 이동이 발견 되었을 뿐, 매체 파편화 속에서 소비자의 미디어 접점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제작되는 콘텐츠들은 기회가 있다면 각자가 가지고 있는 특장점이 어느 플랫폼에서 더 극대화 될 것인지를 심도 깊게 고민하여 공개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회복된 국내 영화관 관람객 추이가 유지되려면, 영화관이 가지고 있는 공간적 특성에서 보다 매력적인 콘텐츠들이 많이 생산 되어야 한다. 경험적 편익을 극대화 하여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영화관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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