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함으로써 얻는 기대 혹은 보상을 ‘소비자 편익(Consumer Benefit)’이라고 한다.

소비자 편익은 네 가지 차원으로 분리할 수 있는데, 그 중 특정 브랜드를 소비함에 따라 그 브랜드가 제공하는 경험에서 취해지는 것을 ‘경험적 편익’ 이라고 한다.

아마 팬데믹 이후 가장 결여된 부분 중 하나가 ‘경험적 편익’일 것이다. 물리적으로 외부활동이 제한되고 여러 제품 및 서비스의 제공 한계가 나타나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를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를 100% 충족하지 못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한 현상이 다양한 공간에서의 경험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사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 어떤 공간에서 경험하는 지에 따라 소비자의 경험적 편익은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22년 마케팅 트렌드는 무엇이 있을지 소비자 경험적 편익 관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일상 속 체험 공간으로 변화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팬데믹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경험적 편익이 가장 크게 두드러진 부분 중 하나는 메타버스 성장의 가속화 일 것이다. 디지털 기술력이 만들어 낸 가상세계는 외부로의 활동 시간이 현저히 줄어든 팬데믹 기간에 새로운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대체 공간으로 급격하게 성장하였다.

맥킨지에서 실시한 메타버스 관련 설문에 따르면 따르면 소비자의 59%가 ‘일상 생활이 메타버스로 전환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으며, 주로 관심을 가진 메타버스 활동은 소셜/엔터테인먼트/게임/여행/쇼핑으로 나타났다.

다소 생소한 개념이었던 메타버스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일상 속의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메타버스의 용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의문이 해소가 된다. 메타버스는 미국의 SF 작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 출간한 그의 저서 <Snow Crash>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그 소설 속에서 인물들은 아바타의 신체를 빌려 활동하는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하는데, 현실과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아바타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실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을 정립시키기 위해 작가는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스스로 만들어냈다고 한다.

결국 메타버스란 현실과 분리된 허상적 세계가 아니라 현실과 연결된 또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소비자들은 메타버스에서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상호관계적인 소통을 하려는 욕구가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 초기에는 단순히 기술적 연결을 통해 서비스 제공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우선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소비자의 경험적 편익을 실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참여활동을 펼쳐 소비자들을 브랜드의 공간으로 유도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향후 지속적인 마케팅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되는 두 가지 사례를 살펴 보았다.

U+동물원 (출처 : LG유플러스)
U+동물원 (출처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최근 직장인·키즈 타겟에 집중한 특화된 메타버스 서비스 출시를 발표했다. 단순히 새로운 등장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고객들의 사용과 경험을 확대 하겠다는 목적으로 니즈가 명확한 타겟 고객을 위한 메타버스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공개된 서비스 중 하나인 ‘U+동물원’은 키즈 타겟에 최적화 된 서비스이다. 기존의 ‘U+아이들나라’ 캐릭터들이 AI NPC로 등장하여 아이들의 이목을 끌며 각종 동물과 공룡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고, 퀴즈를 통한 보상으로 자신들의 아바타를 꾸미는 등의 경험을 제공한다.

일시적인 단발성 체험이 아니라 학습을 위해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향후 메타버스가 일상이 될 ‘알파세대’들의 주 이용 서비스로 자리잡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MMCA 아시아 프로젝트 '테라코타 프렌드십'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MMCA 아시아 프로젝트 '테라코타 프렌드십'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기업의 마케팅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예술 문화계에서도 공간적 한계를 타파하는 방식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고 있다. 올해 7월, 국립현대미술관은 2018년부터 지속중인 프로그램 <MMCA 아시아 프로젝트>를 올해는 국제 미술행사인 독일의 <도큐멘타 15>와 연계하여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를 선보였다.

서울과 카셀 두 도시의 작가들이 각자 자신의 세계를 메타버스 속에 구현하여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만들어 내었고, 작품 제작부터 전시 공간 그리고 전시회 관객의 참여까지 모두 메타버스로 진행되었다.

관객은 서울, 카셀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상에 구현된 작가들의 주제가 반영되어 지어진 가상 도시 ‘테라코타 시티’를 넘나들며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가상공간에서 한계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작품 표현과 관객과의 소통은 작가와 관객 모두의 경험적 편익을 극대화 하는 결과를 줄 것이다.

또한 앞으로도 한국의 여러 예술적 가치들을 국제 무대로 선보이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메타버스 활용을 고려하게 되는 기회로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올 하반기 주목해야 할 마케팅 이슈 ② 영화관 산업의 부활>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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