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입춘(立春)이다. 입춘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다. 보통 양력 2월 4일에 해당하는데 올해는 정확하게 날짜가 일치한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이는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나기를 바란다' 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입춘이 되면 대문에 위의 글귀를 써서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

이외에도 '부모천년수 자손만대영'이란 글귀를 붙이기도 했는데 '부모는 천년동안 장수하시고 자식은 만대까지 번영하길 바란다' 라는 뜻이다.

봄의 소식과 함께 위의 글귀와 같은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일어나길 바라면서 입춘에 관련한 시 하나를 소개한다.

立春 입춘

정군수•시인

입춘 아침

할아버지는 사립 문설주에도

햇발 안 드는 뒤안 장지문에도

입춘방을 붙이셨다.

응달에는 눈이 쌓여

할아버지의 흰머리만큼이나 근심스러운데

마른 가지는 겨울바람이 남아

할아버지의 손등만큼이나 앙상한데

입춘방을 붙이셨다.

둘러보아도

봄소식은 알 길 없고

풀 그릇을 들고 종종거리다가

나는 보았다

하얀 수염 사이

어린아이 같은 할아버지의 웃음

봄이 오고 있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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