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국 수출은 2019년 부진했던 반도체와 자동차가 다시 상승기류를 타면서 1분기 중 플러스로 반등할 전망이다.

하지만 플러스로 전환한다고 해도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올해의 기저효과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이어서 한국 수출이 완전한 회복기에 들어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정부는 한국의 수출 활력을 다시 높이기 위해 해외마케팅이나 무역금융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산업부는 1일 11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면서 "미중 스몰딜(부분합의) 가능성,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시한 연기 등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 가격 회복, 수주 선박의 인도 본격화 등이 뒷받침될 경우 내년 1분기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 관련 기관들은 내년 수출 증가율을 3%대로 예상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28일 내놓은 '2019년 수출입 평가 및 2020년 전망'에서 내년 수출액은 약 5천610억달러로, 올해보다 3.3% 증가하겠다고 예측했다. 수입도 3.2% 늘어난 5천220억달러에 달하면서 전체 무역 규모는 1조83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코트라(KOTRA)는 18일 발표한 '2020년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와 수출 전망'에서 내년 한국 수출은 올해보다 3%가량 증가하며 5천500억달러를 웃돌겠다고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올해 부진했던 반도체 업황이 내년에는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협회는 반도체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재고 정상화와 데이터센터 수요 회복, 5세대 이동통신(5G) 도입 확대 등의 호재가 이어지고 가격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돼 올해보다 수출이 10%가량 늘어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차부품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중심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할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액정표시장치(LCD) 판매단가 하락이 이를 상쇄하면서 수출이 8.4% 줄어들겠다고 예측했다. 철강은 미국과 EU의 수입 규제, 무선통신기기는 해외생산 확대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해 올해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한 한국 수출을 내년에는 반드시 플러스로 전환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 중 무역금융과 수출마케팅 관련 부분을 대폭 확충했다. 또 보호무역주의에 따라 급증하는 통상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증액했다. 무역금융은 올해 350억원에서 내년 2천960억원으로 8.5배, 통상 분쟁 대응 예산은 92억원에서 234억원으로 2.5배 늘었다.

무역 관련 기관들은 수출 지원 방안을 잇달아 발표했다.

코트라 권평오 사장은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지원 체계를 고도화해 중소·중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글로벌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는 사업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수출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출 지원 대상 기업 수는 2만개에서 3만개로 확대한다.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 수출기업 수를 올해 9만8천개에서 내년 10만개 이상, 중소·중견기업 평균 수출액은 202만달러에서 220만달러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무역보험공사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손잡고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중견·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부터 해외판로 개척, 수출이행자금 조달, 수출위험 관리까지 일괄 지원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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