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맞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재계를 이끄는 주요 그룹들의 CEO들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공통적으로 나타난 새 해 기업 경영의 화두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창출"과 이를 위한 "혁신"으로 요약된다.

먼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쉽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며 전동화·자율주행·모빌리티서비스를 새로운 핵심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크게 확대하고 향후 5년 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의 원동력은 바로 우리로부터 되어야 한다"며 "여러분은 하나의 거대한 조직의 단순한 일원이 아니라 한분 한분 모두가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마인드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이러한 모든 변화와 핵심의 노력은 최종적으로 바로 고객을 위한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회사의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대차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행복"이라고 언급했다. 

시무식 대신 신년 영상으로 메세지를 전한 구광모 (주)LG 회장도 올해 가장 강조한 싶은 말은 "고객의 삶을 바꾸는 감동을, 누구보다 먼저 그리고 지속적으로 드리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구 회장은 구체적으로 고객 가치의 의미와 실행방법 그리고 최종 목표를 제시하며 고객의 기쁨과 믿음보다 더 높은 목표는 없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 이 하나만큼은 반드시 우리 마음에 새기면 좋겠다"며 "항상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바로 실행하는 실천"을 LG그룹의 2020년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재계 1위 기업 삼성전자의 김기남 부회장은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을 어렵다고 예상하면서도 "지난해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의 실현이라는 꿈을 함께 공유했다"며 "2020년은 이를 만들어 나갈 원년으로,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성장과 도약의 해로 만들자"고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과거 성과를 발판으로 현재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경기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며 "한 치 타협 없는 품질 경쟁력 확보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나자"고 주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고객과의 지속적인 공감을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핵심역량은 강화하면서 기존 사업구조를 효율적으로 혁신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변화에 민첩하기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기업문화와 관성적인 업무 습관을 버려야 한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은 우리의 변화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과 함께라면 롯데는 다가오는 미래에도 지속 성장하며 신뢰받는 기업, 좋은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열정적인 롯데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20년을 디지털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경영 전반에서 디지털 변혁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이미 디지털 기술이 경영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며 “한화가 잘하는 것들 그리고 앞으로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서 촉발된 기술을 장착하고, 경영 전반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특히 "수년에 걸쳐 ‘정도경영’의 전사적 실천을 거듭 강조해 왔다"며 "그 중에서도, ‘안전’과 ‘컴플라이언스’는 우리 한화를 영속적인 미래로 나아가게 할 든든한 두 바퀴다. 한화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모든 업무들은 언제나 안전과 준법경영, 이 두 가지의 완벽한 실천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최태원 SK 회장은 별도의 신년사 없이 일반 시민과 고객, 임직원 등 다양한 구성원들과 대담을 갖는 신년회를 2일 개최했다. 현장 발언은 소셜벤처 지원사업을 하는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 안정호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 등이 SK에 바라는 협력 사안을 건의했다. 

이어 SK서린빌딩 인근 식당 종사자와 기관 투자자, 청년 구직자, SK에 근무하는 구성원 자녀와 워킹맘 어머니 등이 SK에 대한 바람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 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은 이들 이해관계자의 의견과 제언을 주의 깊게 경청했다.

SK 측은 "이처럼 파격적인 방식의 신년회를 도입한 것은 SK가 지향하는 행복과 딥 체인지를 고객, 사회와 함께 만들고자 이루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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