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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선진국가 건설의 조건
임호균  |  soziro01@ka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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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2.04  11: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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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균 광고주협회 부회장

며칠 전 광고주협회 일로 과거 27년간 몸담았던 FKI(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해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1981년 입사했을 당시에는 20층 규모의 여의도 랜드마크 빌딩이었는데 지금은 50층으로 변모해 있는 멋진 건물이다.

2013년부터 새 건물에 3년간 입주해 생활한 행운도 누린 만큼 친정에 온 느낌이었지만 ‘전경련을 방문하는 기업인들이 들러 쉬거나, 지난 날을 회상할 회원을 위한 공간’이 없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2016년 탄핵 정국 이후, 적폐로 몰려 ‘전경련 패싱’이란 말이 나올 만큼 정부로부터 소외받는 지금의 모습과 과거 ‘민간주도 경제’를 외치면서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던 활약상이 오버랩되면서,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보니 강산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다. 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는 회한과 비애를 읊픈 고려말 충신 야은 길재의 시조가 문득 떠올랐다.

회관 지하1층에서 낯익은 기념비가 보였다. 바로 전경련 40주년 기념 표석이었다. 한 때는 건물 현관에 빛을 내며 서있었지만, 지금은 새 건물 구석에 초라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바닥에 놓인 표석에 새긴 내용을 쪼그리고 앉아 읽어나가며 새삼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이것이 우리나라가,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이고 비젼이다.”

최근 북한 비핵화, 한미 동맹, 한일 관계 등 풀어야 할 외교•안보적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대외 통상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수출•투자•소비의 동반 하락으로 경제가 활력을 잃고 성장 동력이 위축되는 구조적 침체의 전형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속에서 18년 전 새겨진 “21세기 (대한민국) 선진국가 건설을 위한 경제계의 다짐”은 지금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 그대로다.

1.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

경제의 안정과 성장은 법과 질서의 바탕 위에서만 실현 가능하다. 법치주의가 구현되고 부정과 부패가 없는 사회, 편법을 배척하고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2. 투철한 직업정신

장인정신과 투철한 직업의식은 사회가 건강하게 기능하기 위한 토대가 될 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과 소명의식을 갖고 최고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회기풍을 조성해야 한다.

3. 창의력이 샘 솟는 교육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를 재패하는 젊은이가 많이 나올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획일화•정형화된 인재가 아닌, 다원화된 지식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력 있는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4. 잘 구축된 정보인프라

국민 누구나 컴퓨터를 다루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보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고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5. 언어장벽이 없는 나라

이제 영어는 세계공용어의 차원을 넘어 정보화 시대의 매계언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언어가 정보화•세계화의 장벽이 되지 않도록 국민의 영어 구사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

6. 세계로 향해 열려진 시장환경

상호의존적인 네트워크와 세계화된 시장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방된 사고가 필수적이다. 민족과 세계를 함께 수용하면서 협력하고 경쟁해 나갈 수 있는 의식구조를 지녀야 한다.

7. 기업가 정신이 발현되는 경제환경

기업가 정신이 마음껏 발휘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나올 수 있다. 누구나 손쉽게 기업을 만들 수 있고 개입과 통제보다 시장원리가 우선하는 자유로운 경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상 내용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해방 이후 우리 국민과 기업은 한 마음, 한 뜻으로 정진하여 풍요로운 조국을 이룩했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선진 강국을 향한 경제인들의 강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그런데 이 보석같은 경구들이 지하구석에 우두커니 놓여있으니 의아할 따름이다. 누구나 볼 수 있고 자랑스럽게 읊조려야 할 "대한민국의 이정표"가 한 구석에서 골동품이 되어가고 있다.

지하 한켠에 자리잡은 표석(表石)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우리 국민에게 다시 한 번 ‘한강의 기적’을 불러 일으키는 초석(礎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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