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KBS ‘저널리즘 토크쇼J’와 협업으로 인터넷매체 ‘인사이트’의 5일간 업로드된 기사를 전수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8월 19일부터 23일까지 인사이트에 업로드된 769건의 기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5일간 기사에 이름이 올라간 기자는 28명으로, 기자가 아닌 ‘디지털뉴스팀’으로 나온 기사 100건을 제외하면 28명이 5일간 쓴 기사는 669건이었다. 평균을 내면 주당 23.9건의 기사를 작성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경우 하루에 최대 16건의 기사를 썼고, 일평균 최대 기사 작성 수는 8건이었다. 인사이트 기자들의 기사 작성 수가 타 언론사에 비추어 특별히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깊이 있는 기사를 생산하지 못한다는 인터넷 언론사들의 전형적인 특징은 공유한다고 민언련은 밝혔다.

기사 송고시간 분포를 살펴보면, 16시에서 19시 사이에 전체의 절반 가까운 352건(45.8%)이 송고되고 있어 사실상 석간언론이며, 이는 타사 보도들을 옮겨 쓰는 기사가 대부분인 인사이트의 특성상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769건의 기사 중 기업홍보성 기사가 204건으로 전체의 1/4가량(26.5%)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연예인들의 예능·방송·영화 출연, 동향 등을 다룬 연예인 관련 기사가 202건(26.3%)으로 비슷한 비율이었다. 이 둘의 비율을 합하면 52.8%로 절반이 넘었다. 민언련은 인사이트 기사 중 적게 봐도 80% 이상은 연성뉴스로 채워져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 출처를 분석한 결과, 보도자료를 보고 썼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사는 769건 중 246건으로 32%를 차지했다. ‘SNS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어떤 내용이 돌고 있다’는 식의 SNS/커뮤니티가 출처인 기사는 179건(23.3%), 타사 보도가 출처인 기사는 63건(8.2%), 해외 언론이 출처인 기사는 50건(6.5%), 출처를 확정할 수 없었던 기사도 28건(3.6%)이었다. 인사이트 자체에서 생산한 것으로 보이는 ‘직접 취재’기사는 73건으로 전체의 9.5%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서도 본문 없이 사진만 있는 기사가 13건이었고, <남친과 다퉈도 ‘이별’만은 피하게 해주는 현명한 싸움 방법 9가지>(8/19)와 같은 블로그 형식의 흥미성 순위·목록 기사도 24건이었다. 이 두 가지 유형을 빼면 본문이 있는 직접 취재 기사는 30건 내외였다.

 

민언련은 인사이트 같은 황색·기생언론이 대중에게 선택받고 시장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기사와 정보의 질에 대한 노력 없이도 금전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언론계 전반적인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인사이트의 문제는 자극적인 제목붙이기를 통한 어뷰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다른 언론사의 보도를 가져와 더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내보내는 것인데, JTBC에서 “반려견으로 강제 임신 실험”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던 내용은 인사이트에서 “경북대 실험실서 ‘반려견’ 항문에 쇠막대기가 강제로 삽입되고 있어요”로 탈바꿈됐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선정적인 낚시성 기사 제목들도 줄을 이었다.

<요가복 젝시믹스 ‘성 상품화 논란’ 이어 강남에 등장한 신종 유흥업소 ‘레깅스 룸’>(8/22, 이하린 기자)

<아동복 모델에게 ‘망사스타킹’ 신기고 속옷 보일 듯한 포즈 시키는 어른들>(8/21, 장경윤 기자)

<“이제 미성년자 성폭행한 여성도 ‘화학적 거세’ 당한다”>(8/22, 디지털뉴스팀)

<“술김에 과 선배 고백받아주고 잠자리까지 했는데 맨정신에 보니 손도 잡기 싫습니다”>(8/23, 강유정 기자)

<“여친 핸드폰 사진첩에서 전남친인 ‘백인남’ 사진을 본 뒤로 잠을 못 잡니다”>(8/20, 강유정 기자)

민언련은 “서울경제 출신 기자 3인이 설립한 일종의 ‘큐레이션 뉴스’ 사이트가 인사이트인데, 좋게 평가하면 많은 뉴스 중 유용한 정보를 선별해 제공하는 서비스이지만, 실상은 타 신문사나 방송사의 컨텐츠를 가져와 클릭 장사를 하는 기생언론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거의 대부분의 기사가 ‘가십’이며, 대충 남의 기사를 베껴서 제목과 선정적 부분만 강조하는 형식으로 바꾸는 어뷰징 보도로, 이 같은 클릭 유도성 기사의 수위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이런 기생언론이 SNS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문제인데, 지난해 대학생 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불신하는 매체 1위’로 꼽히기도 했던 인사이트에 대해 뉴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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