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9월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기업 집단뿐 아니라 자산총액 5조원 이하 중견 집단의 부당한 거래행태도 꾸준히 감시하고 제재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경제의 원칙이 자리잡게 하기 위해 '갑을관계로 인한 불공정행태 개선, 일감 몰아주기 시정, 소비자 안전 및 정보접근권 강화 등'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취임사

시장경제의 파수꾼이자 소비자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설렙니다. 공정거래위원장이라는 자리가 영광스러우면서도 앞으로 감당해 나가야 할 과제와 임무를 생각하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공정위 직원 여러분! 공정거래법이 처음 시행된 1981년 이후 우리 공정위는 지난 38년 동안 헌법에서 부여한 시대적 사명을 충실히 구현해왔습니다.

특히 우리 경제에 공정한 경쟁원리를 정착시키고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해 왔습니다. 저는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하고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섬세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공정위 직원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공정경제의 구심점인 공정위가 시장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의 불공정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시장경제의 기본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여러분의 선구자적 역할이 힘들고 외로운 임무일 수 있으나,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며 시대적 역할과 열정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간 공정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속되는 저성장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녹록치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여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만 서민들이 그 성과를 체감할 수 있게 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직원 여러분, 공정경제 실현, 경쟁주창, 소비자 권익보호 등 공정위에 주어진 과제는 어느 것 하나 중요치 않은 것이 없습니다.

시대적 과제인 공정경제의 원칙이 국민생활에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함과 동시에 경쟁정책과 소비자정책을 착실하게 추진해 나가고, 낡은 관행과 과도한 진입장벽 반경쟁적 행태를 개선하여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다음 네 가지 과제에 중점을 두어 정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갑을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태 개선과 함께 특히 구조적인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 힘쓸 것입니다. 

부당단가 인하, 기술유용 등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불공정행위를 철저하게 감시, 제재하여야 합니다. 한편 갑과 을 간의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여 자율적인 시장메커니즘이 작동될 수 있도록 을이 주요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있게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투명성도 높여나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기업들의 자율적인 법 준수를 유도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도입 업종을 확대하고 공정거래협약 확산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둘째,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를 시정하고 대·중소기업간 유기적 상생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시장생태계가 더욱 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고 합니다. 

일감몰아주기나 부당한 내부거래는 효율적인 독립 중소기업의 성장기회를 앗아갈 뿐만 아니라 총수일가의 이익을 위해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함에 따라 대기업 자신에게도 손해가 됩니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시장에서의 반칙행위 또한 용납되어서는 안 되므로,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입니다. 대기업집단 뿐만 아니라 자산총액 5조 이하의 중견집단의 부당한 거래행태도 꾸준히 감시하고 제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국세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여 일감몰아주기에 엄정하게 대응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혁신적인 중소·독립기업이 경쟁기회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기업들이 일감을 개방할 수 있는 유인체계를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셋째,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혁신이 이루어지는 시장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경쟁당국으로서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습니다. 우선,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 등의 부당한 독과점남용행위를 제재하여 시장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이 산업은 동태적 변화가 큰 시장이므로 혁신적 경제활동이 저해되지 않도록 균형잡힌 시각에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개별 사건에 대한 조사, 제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도 다각도로 모색하고자 합니다.

넷째, 소비자 안전 및 정보접근권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최근 소비자의 안전 및 건강과 관련하여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안전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소비자 피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복잡, 다양한 소비자 문제에 대해 여러 관계부처들과 함께 대응하고 조정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위법행위에 대한 제재가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피해구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소송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피해구제 활성화 방안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공정위 직원 여러분! 저는 그간 규개위, 경쟁정책자문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경쟁당국이자 소비자당국으로서 공정위 직원들의 유능함과 열정, 자부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자기관리를 든든히 지원하는 한편, 조사.분석능력을 배양하여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유리천장이 사라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인사관리를 혁신의 노력과 전문성만으로 공정하게 평가할 것이고 정보관리 시스템 개선, 조직체계 혁신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나가 조직의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원 여러분께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공정위가 시장경제의 수호자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공정위 직원으로서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공정성 뿐만 아니라 어느 부처보다도 높은 청렴도를 갖출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공정’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 영세한 사업주에게도 공평하고 적극적으로 법이 집행된다는 확신을 드려야 합니다.

공정위 직원 여러분! 우리 앞에 놓인 과제가 아무리 힘겨워도 자긍심을 가지고 함께 힘을 합하면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조직 안에서도 과감히 혁신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저에게 알려주시면 저도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위원장으로서의 책무를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 9.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조 성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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