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책 구입비가 월평균 1만 2,000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행본 책 한 권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5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서적 구입비는 전년보다 7.9% 줄어든 1만 2,066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부터 6년 연속 줄어 역대 최저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신간 단행본의 평균 가격(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기준)이 1만 8,108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 가구가 한 달에 책 한 권도 사지 않았던 셈이다.

 

가구의 책 구입 지출액은 자녀 유무와 소득 수준 등에 따라 차이가 났다. 1~2인 가구는 책 구입비로 각각 2,519원, 3,733원을 썼던 반면 3인 가구는 1만 5,263원, 4인 가구 2만 5,669원, 5인 이상 가구는 2만 6,771원을 지출했다. 이러한 격차는 자녀가 있는 가구의 경우 최소한 교과 참고서를 구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는 4,698원,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2만 6,928원을 각각 지출해 5.7배의 격차를 보였다. 전년(5.2배)보다 더 벌어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책 구매 비용이 줄어든 직접적인 이유는 실질 소득이 줄었기 때문”이라면서 “저출산으로 인해 아동용 서적 구매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도 2015년 기준 1년동안 책을 한권이라도 읽는 성인은 65.2%로 조사를 시작한 1994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노명우 교수(아주대 사회학과)는 "전통적인 인쇄 도서 콘텐츠가 이제 디지털화 돼 스마트폰을 매개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시간이나 경제적 여유가 없어진 경기 불황의 여파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박익순 한국출판저작권 연구소장은 "간헐적 독자를 지속적 독자로, 비독자를 독자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1인 가구에 맞는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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