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광고대행사에 근무한지 20년차에 접어든다. 27살 풋풋했던 미디어플래너는 희끗희끗한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19년의 세월을 돌아본다. 연말과 연초에 항상 반복됐던 키워드는 ‘위기’와 ‘혁신’이었다. IMF 이후 대한민국은 한번도 호황기를 맞이한 적이 없으나 세상은 이것과 상관없이 급변하고 있다. 20년 전에 비해 미디어적인 측면에서는 양적으로 기존의 4대 매체 외에 무수히 많은 매체가 생겨났다. 특히 디지털 매체가 급부상했다. 질적으로는 불특정 다수 노출의 개념에서 우리가 원하는 타겟에게만 선별적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타겟팅으로의 전환을 들 수 있다. ADTech의 발전은 이를 더 가속화할 것이다.

해마다 높아지는 물가와 매체단가를 고려하지 않고 매년 거의 고정적인 광고비를 집행하는 광고주의 입장에서 본다면 효과적인 매체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고민되는 부분일 것이다. 광고대행사 역시 이런 광고주의 니즈를 잘 알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스스로 정체성을 잃지 않고 능동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흔히 기본(Basic)을 강조한다.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야구선수 입장에서는 항상 3할을 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매체전략 수립 시 명확한 기준을 갖고 모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내공을 의미한다. 광고주의 입장에서 매체전략 수립 시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5가지 키워드 ‘BASIC’을 제시하고자 한다. 결국 이 5가지 키워드가 매체전략의 핵심이다.

Big Screen

 

최근의 소비자행동은 ‘AIDMA’ 이론에서 인터넷/모바일 등 뉴미디어에서 촉발된 정보의 양방향성 및 스마트한 소비자를 고려해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한 뒤 공유하는 형태가 반영된 ‘AISAS’ 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검색(Search)과 공유(Share)만이 너무 부각됨으로써 주의(Attention)와 흥미(Interest)가 갖는 중요성을 간과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특히 이러한 소비자행동이 과거처럼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간에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있는 현재의 매체 환경을 고려한다면 검색을 자발적으로 유도하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매력도를 증가시키는 AI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AI를 가장 빠르게 증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도달 커버리지와 주목도가 높은 매체에 광고를 노출하여 광고주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강하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Big Screen을 필요로 하는데, 모바일에 특화된 광고주의 브랜드가 모바일 광고보다 TV 매체에 광고를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동영상 광고 제작 시 가장 첫번째로 TV 매체인 지상파와 케이블TV 집행을 고려해야 하며, 광고예산 상의 제약이 있다면 최소 IPTV VOD 광고를 검토해야 한다. 단독 디지털 캠페인의 성공 확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AI를 증대하는데 디지털 매체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핸디캡인 작은 화면과 낮은 시청 집중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Association

 

광고예산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세부 매체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AI 증대를 위해 Big Screen 매체를 활용한 광고집행을 결정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소비자의 인식상에서 본다면 경쟁사 광고뿐 아니라 각 매체에 운행되고 있는 모든 광고물이 우리 브랜드의 소비자 인지 행동에 간섭을 일으켜 방해하는 요소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광고 Clutter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은 꼭 필요하다. 물론 광고 노출에 있어 압도적인 SOV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면 이러한 고민 자체가 필요 없겠지만 모든 광고주가 대형 광고주일 수는 없기에 우리 브랜드의 변별력을 증대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강구해야 한다.

 

프로그램 광고집행 시 주목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흔히 CM순서 지정 및 중CM(지상파TV는 PCM)을 활용하는데, 이는 결국 Primacy & Recency Effect를 증대하는 방법으로서 자사 브랜드의 인지를 방해하는 광고물들을 원천적으로 Blocking 할 수는 없다. 광고주들과의 전략적 연합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상에 맥락효과는 증대시키고 메시지 간섭효과는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는데, 이는 여러 업종의 다양한 광고주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광고대행사만이 가능하다. 아래의 예처럼 항공사 + 숙박앱 + 아웃도어의 연합이 가능하다면 결국 해당 취항지 여행을 검토하는 소비자라면 항공권 결제 및 호텔 예약, 여행 시 입을 복장까지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인식 내에 자동으로 연상, 저장되므로 그외 광고물의 메시지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맥락효과는 극대화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판매제도 내 제한적인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운행이 가능할 수 있고 사전에 해당 광고주와의 협의가 전제된다는 점에서 한계성을 갖기는 하지만 ‘타인과 함께, 타인을 통해서 협력할 때에야 비로서 위대한 것이 탄생할 수 있다’는 생텍쥐페리의 명언처럼 연합의 힘은 강력하다.

Symbol

뉴욕의 '타임스퀘어'처럼 잠실하면 '롯데월드타워'가 연상이 되고, 여의도하면 '63스퀘어' 또는 'LG트윈타워'가 연상되는 것은 아마도 해당지역의 랜드마크 건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벤츠 또는 포르쉐를 구매하는 이유 또한 차량의 성능이 다른 차종에 비해 현저하게 좋아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의 High Class 또는 인생에 있어서의 성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의 경우, 과거에는 철저하게 대중성보다는 가치에 걸맞는 희소성을 강조하기 위해 디마케팅 차원에서 일부 매체에만 제한적으로 광고를 집행했지만 최근에는 방송매체 등을 통한 대중화와 OOH를 활용한 핵심 Spot에 대한 브랜딩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최근의 메르세데스벤츠의OOH 집행 경향을 보면, 특히 삼성동 코엑스를 매우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삼성동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과연 벤츠다운 행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효과적인 브랜딩 매체로서OOH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OOH의 활용에 있어 브랜드가 핵심 Spot에 대한 Symbolic 이미지를 갖고 가려면 3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핵심 Spot이 단순히 유동인구 밀집 지역이 아니라 대한민국 내 대표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둘째, OOH가 이런 대표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Unique하며 가시성이 높아야 하기 때문에 대형 스트린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대표성을 해당 브랜드 자체에 내재화하고 장착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집행, 즉 숙성 기간은 꼭 필요하다. OOH를 단순히 소비자들에게 노출 빈도를 높이는 매체가 아니라 Spot Stealer로 활용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미디어 플래너다.

 

Individuality

2002년 톰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개봉했을 때 가장 화제가 됐던 장면은 홍체 인식을 통한 그 사람에게 맞는 완벽한 맞춤형 광고였는데, DMP를 활용한 ADTech의 발전은 이와 같은 미래를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현되는 광고의 Quality 수준이 낮고 정확한 타겟팅에 있어서의 한계를 명확하게 갖고 있지만 소비자의 검색(Search) 및 구매 고려 시점의 Micro Moments를 정확하게 공략할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광고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TVC을 이용한매스 커뮤니케이션과 별도로 좀 더 세분화된 타겟을 공략할 수 있는 별도의 디지털 캠페인을 사전에 계획해야 성공적인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16년 대한항공의 인도 DSTN 디지털 캠페인은 마케터로서 광고주의 놀라운 타겟 Insight를 보여주었다. 타겟을 라이프스타일/관심사/추구가치/여행패턴/선호체험 등을 고려하여 5개 그룹으로 분리, 사전 캠페인에 총 21개 소재의 Micro-Mass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한 후 이들의 DB를 활용해 총 3개의 맞춤형 본 캠페인을 집행하였고, 이를 통해 기존 DSTN 캠페인 대비 높은 반응율 및 사이트 방문자수를 기록했다.

디지털 캠페인 설계 시 다양한 소비자를 고려한 크리에이티브를 고민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에게 최적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타겟팅이다.

 

Contents

2019년은 한국 시장 내에서 넷플릭스의 성공적인 안착과 영향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넷플릭스가 현재 방영 및 제작이 예정된 드라마는 총 4편이며, 1월 25일 첫번째 드라마 ‘킹덤’이 방영된다. 사실 넷플릭스에 노출되는 ‘킹덤’이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다는 것은 유료 가입자의 급증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는 않으나 지속적인 한국형 콘텐츠의 비축은 장기적으로는 카카오 AI 스피커 이용을 위한 멜론 정기 결제와 같은 형태가 되어 야금야금 영향력을 키워갈 것이다.

간접광고 측면으로 본다면 tvN ‘미스터션샤인’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제공되었고, ‘스카이캐슬’, ‘아는형님’과 같은 JTBC의 인기 콘텐츠가 IPTV VOD에 제공되는 속도가 동일하게 업로드되는 것을 볼 때, 간접광고를 계획하고 있는 광고주에게는 넷플릭스에 제공되는 국내 콘텐츠의 여부가 집행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지상파의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제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이러한 콘텐츠는 국내에서 기존의 방송 채널을 통해 유통되며, 넷플릭스 내에서는 국내 및 해외 유료 가입자 모두에게 그대로 브랜드가 노출되기 때문에 1+1의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계 대중적인 인지도와 유통망을 갖고 있는 브랜드의 경우, 넷플릭스로 유통되는 국내 인기 콘텐츠만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2019년 매체전략을 위한 키포인트를 ‘BASIC’의 5가지 키워드로 살펴보았다. 정리하자면 첫째, 매체전략 수립 시 캠페인 전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의(Attention)와 흥미(Interest)를 증대하기 위해 Big Screen 매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이를 활용 시 맥락효과 및 브랜드 변별력을 증대하여 상호간에 WinWin 할 수 있는 광고주와의 Association 패키지를 고민해 볼 수 있다. 둘째, OOH의 진정한 매력은 Spot Stealer로서 Symbol화하는 데에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 및 집행 매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충분한 집행 기간은 필요하다. 셋째, 디지털 캠페인 설계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명확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 Individuality를 반영한 타겟팅이다. 마지막으로 간접광고 집행 시 넷플릭스로 유통되는 국내 인기 콘텐츠만 선별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데 동일 비용 대비 넷플릭스의 해외 시청자까지 무료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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