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가총액 기준 세계 20대 인터넷 기업에 한국 기업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기업은 2013년 3개에서 2018년 9개로 급격히 증가하며 한국과 큰 대조를 보였다. 지난 2013년엔 한국의 네이버가 2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상위 20위가 미·중 기업이 채워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인터넷 트렌드 2018 보고서'를 분석해 20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세계 20대 인터넷기업은 미국 11개, 중국 9개로 두 국가가 독점했다. 2013년 20위권에 포함돼 있던 한국의 네이버와 일본의 야후재팬, 라쿠텐 등은 중국 기업에 밀려 순위에 들지 못했다. 

중국의 경우 2013년 기준 텐센트와 바이두, 넷이즈 등 3개의 업체만이 순위 안에 들었지만, 올해는 9개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알리바바와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 등도 새로 포함됐다. 

특히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인터넷 은행이 2016년 처음 영업을 개시한 것과 달리, 중국은 2014년 2월 텐센트의 위뱅크 출범 이후 현재 알리바바, 샤오미, 바이두의 은행까지 4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 중이다. 

한경연은 이와 같은 한-중 간 격차가 은산분리 규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중국은 산업자본의 은행업 소유 및 경영에 대한 규제가 없다"며 "반면 한국은 올해 9월에야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4%에서 34%까지 확대하는 특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의료 분야에서도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경우 의료법 규제로 인해 시도조차 어려운 원격의료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알리페이의 의료 서비스 중 하나인 미래약국을 통해 고객은 원격으로 약사와의 문진을 받고 의약품까지 배송받을 수 있다. 

상위 20개 중 11개 업체가 포진해 있는 미국은 2013년과 명단이 크게 차이는 없지만 각 기업의 기업가치가 급증했다. 애플은 시가총액이 2013년 4180억 달러에서 2018년 9240억으로 120%가량 증가했고, 지난 8월에는 1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아마존 547%, 마이크로소프트 158%, 구글 156%, 페이스북 860% 등 나머지 톱(Top) 5 기업도 모두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톱20 인터넷기업들은 드론,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의 경우 드론을 활용한 배송인 '프라임 에어'를 2019년까지 상용화한다는 계획 아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이 매출의 29%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정부도 신산업 육성을 위해 제도 개선, 지원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글로벌 톱 수준에 접근하기에는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며 "좀 더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신산업 육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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