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과 홍보의 경계가 무너진 콘텐츠 중심의 디지털 환경에서 대중을 상대로 말하기보다는 듣는 것(Listening)에, 하는 것보다는 하지 말아야할 것(Don't)에 집중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이다.”

지난 11월 29일 한국광고주협회 주최로 열린 ‘2018 홍보 전략 워크샵'에서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온라인 위기관리란 가시성의 관리, 대중들의 분노 관리라 할 수 있다. 발견되기 전까지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일단 발견된 문제는 분노한 대중의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관리해야 하는데, 그 타이밍을 잘 잡는 것이 관건이다.”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홍보가 언론 커뮤니케이션, 매체 바잉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어떤 콘텐츠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가 됐다. 기자들뿐만 아니라 일만 국민들도 이슈를 만드는 시대, 1인 미디어 시대인 디지털 생태계에서 오래된 과거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 회자되고, 기업 내부의 이슈가 공개돼 곤란을 겪는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송 대표는 “이런 환경에서는 모든 이슈를 상당히 마이크로하게 다뤄야 하고, 결론적으로 나 빼고는 모두 미디어라고 보고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 드러난 것을 통제, 삭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위기 트렌드는 상당히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갑질, #미투, 여성비하, 페미니즘을 비롯해, 기업VIP 이슈, 제품안정성, 리콜, NGO영향력은 증가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많은 청원들로 넘쳐난다. 블라인드 등 익명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가짜뉴스와 그 추종자들까지 판을 친다.

존재감 없던 사이비언론도 디지털 환경에서 메이저화 되어가고, 조․중․동과 다르지 않은 매체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이제 플랫폼보다 그 안에 담긴 콘텐츠가 중요한 환경이 됐다. 사실 대부분의 위기도 이 콘텐츠 영역에서 발생한다. 너무도 세분화되고 복잡해진 환경에서 온라인 이슈와 대중들의 관점을 트래킹해서 마케팅을 전개해도 쉽지 않다. 이른바 검수가 어려운 시대가 됐다. 송 대표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와 대중은 우리 편이 아니다’라는 관점에서 콘텐츠를 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짜뉴스와 관련해 송 대표는 “루머라는 것이 불확실성에서 자생하는 것인데, 이런 불확실한 루머도 반복되다 보면 눈덩이처럼 커져 믿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다. 믿고 싶은 것을 믿는 사람들은 팩트와 진실 앞에서도 가짜정보를 수정하지 않기 때문에 루머가 더 오래남고 주목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인터넷 상에서 남은 루머는 시간이 흘러 다시 되살아나기도 하기 때문에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송 대표는 이에 대해 “홍보담당자들은 루머 감지시 사실 확인 및 분석 활동을 통합적으로 실시, 정보를 취합하고, 사실과 거짓을 명확히 구분해 집중/강조할 것과 버릴 것을 판단해야 한다. 잘못된 사실은 즉시 교정하는데, 그 과정과 절차의 히스토리까지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타이밍인데, 송 대표는 “커뮤니케이션 타이밍은 아트에 가깝다”며 “정답이 없기 때문에 결론을 갖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노하우나 유사 사례를 겪은 경험을 가지고 복합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며, 이런 측면에서 많은 케이스를 경험한 노련한 홍보담당자의 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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