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 몇 분에 이륙이야?”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이 같은 병원 김지영 간호사에게 소리쳐 물으며 비행복을 입는다. 헬기로 향하는 중에도 이 교수는 “(환자가) 인튜베이션(기관내삽관) 해야 할지 모르니 한 명 더 붙여요”라며 다급하게 지시를 내린다. KT가 지난달 19일 유튜브에 게재한 재난 안전 통신망 광고의 한 장면이다. 이 광고는 9월 20일 현재 조회수 1,650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다.

왼쪽부터 KT 황창규 회장, 이국종 아주대 의사(교수), 이국종 교수가 출연한 KT광고의 한 장면

황창규 KT 회장은 생명을 살리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는 이 교수의 직업의식에 깊은 감명을 받아 두 차례에 걸쳐 직접 이 교수를 만났다고 한다. 광고 출연료를 받지 않은 이 교수 역시 외상센터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황 회장에게 여러 차례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내부에서는 이 같은 두 사람 사이의 신뢰가 광고에 그대로 담겨 고객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회장은 지난해 12월 아주대 의료원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KT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바탕으로 외상센터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겠다”며 이 교수팀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그 뒤 KT 임직원들이 이 교수가 일하는 응급실을 찾아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얘기를 들었고, KT파워텔의 ‘라져’ 무전기 70여 대가 외상센터에 즉시 지원됐다. 이를 통해 응급환자를 이송하는 구급 헬기 및 구급 차량과 권역외상센터 사이 실시간 동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긴급한 상황에서 ‘카톡 단톡방’에서 정리 안 된 얘기를 읽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KT 광고에서 이 교수가 쓰고 나온 ‘마이크가 달린 헬멧’ 역시 KT가 3개월 동안 개발한 제품으로, 한쪽 귀로 외상센터 의료진과 교신하고 다른 쪽은 출동 요원끼리 교신할 수 있게 했다. 그 외에도 KT는 현재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를 중심으로 평택, 이천·여주, 화성·평택 등 구급 차량, 구급 헬기가 이동하는 경로에 롱텀에볼루션(LTE) 기지국을 촘촘하게 추가 구축하고 있다.

최근 황 회장은 이 교수를 한 번 더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양해각서 체결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 사이에서는 대박 난 ‘광고 얘기’ 대신 이제는 공통 관심사가 된 ‘생명 얘기’가 깊게 오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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