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개혁을 지역 단위에서 기업·프로젝트 단위로 확장해 실효성을 높인 일본의 사례처럼 한국도 규제개혁을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28일 '일본 혁신분야 규제개혁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규제개혁 단위를 규제프리존처럼 지역 단위로 한정하지 말고 사업이나 기술 등으로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일본은 아베 정부의 출범과 함께 규제개혁을 국가전략으로 내세워 속도감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전국 단위였던 일률적인 규제개혁 방식에서 지역과 기업 단위의 제도를 추가로 도입했고, 지역 단위 규제개혁 방식인 국가전략특구는 집중화를 위해 지역과 분야를 한정했다.

근미래기술을 규제개혁 분야로 선정, 센보쿠시의 전파 관련 면허발급 절차를 단축하고 자율주행 실증 원스톱센터(도쿄도, 아이치현)와 드론 실증 원스톱센터(치바시)를 각각 설치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본의 사례는 국내에서 논의되는 규제프리존 및 지역혁신성장특구와 차이가 있다는 게 한경연의 지적이다.

한경연은 "한국은 규제프리존과 지역혁신성장특구에서 수도권이 제외되지만, 일본은 수도권인 도쿄권과 간사이권을 포함한 10개 지역을 엄선해 국가전략특구를 집중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은 2014년부터 규제개혁 단위를 기업으로 전환해 그레이존해소제도와 신사업실증특례제도를 '산업경쟁력강화법'으로 시행 중이다.

그레이존해소제도는 현행 규제의 적용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분야의 사업을 추진할 때 관련 규정의 적용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제도이며, 신사업실증특례는 사업자가 규제에 대해 특례조치를 제안하고 안전성 등의 확보를 조건으로 특례조치의 적용을 인정받는 제도다.

두 제도는 국내에서 벤치마킹해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각각 규제불확실성해소제도, 기업제안방식규제개선제도로 도입됐다.

그러나 기활법은 일본의 산업경쟁력강화법과 달리 운영 목적이나 적용 가능한 업종 등이 제한적이라 한계가 있다고 한경연은 지적했다.

한경연은 일본이 4차 산업혁명 혁신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최근 도입한 '프로젝트형 규제 샌드박스'를 주목했다.

해당 제도는 새로운 기술이나 창의적인 사업모델, 혁신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먼저 해보는 것'을 허용하고 해당 기업이 실증실험 관련 정보와 자료를 수집·분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를 국가전략으로 도입한 데다 핀테크가 위주인 다른 국가들과 달리 전 산업으로 적용 대상의 폭을 최대한 넓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김윤경 한경연 기업연구실장은 "혁신 아이디어로 '하고 싶은 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오는 30일 국회 통과를 앞둔 규제프리존과 같은 지역 단위에 그치지 않고 규제개혁의 단위를 사업이나 기술 등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반론보도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