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1개 민간 대기업그룹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분의 2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투자, 연구개발(R&D) 투자, 기부금 기여, 시가총액 등에서도 절반 이상을 담당해 국가경제에서 대기업그룹에 대한 의존도와 '쏠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불리는 31대 민간 대기업그룹의 수출이 한국 경제 전체(국민계정상 재화와 서비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기준 66.3%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19일 밝혔다. 최근 3년간의 추이를 봐도 2015년 63.7%, 2016년 62.1% 등으로 62% 이상을 유지해왔다.

한경연은 "2017년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을 제외한 대기업이 차지한 비중이 71.4%였음을 고려할 때 31대 대기업그룹이 우리나라 수출을 선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31대 대기업그룹의 영향력은 수출 분야에서만 두드러진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시설투자가 차지한 비중은 2017년 전체 시설투자 189조8천억원(산업은행 발표 기준) 중 71.4%(135조5천억원)를 차지했다.

2014년에는 비중이 48.7%(87조2천억원)였으나 2017년에는 투자가 55.4%(48조3천억원) 증가하며 2017년 경제성장률 3.1% 달성에 기여했다고 한경연은 평가했다. 기부금 규모는 2016년 기준 2조4천억원으로 기업 전체 기부금 4조6천억원의 51.4%를 차지했다.

R&D 투자 규모는 2016년 기준 24조5천억원으로 전체 민간 R&D 규모 54조원의 45.5%를 이들이 담당했다. 다만 이는 2014년과 견줘 금액으로는 9천억원, 비중으로는 5.6%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한경연은 "과세표준 3천억원 초과 기업의 R&D 투자공제율이 2014년 11.1%에서 2016년 3.9%로 급감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2017년 말 기준 31개 대기업그룹 소속 186개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1천127조2천억원으로 전체 시총(1천893조9천억원)의 59.5%를 차지했다.

주식 시장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8.8%로 부동산 연평균 투자수익률(3.7%)이나 채권 연평균 투자수익률(4.9%)보다 높았다.

이에 대해 한경연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대기업그룹이 국가의 경제 발전을 선도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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