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 이상 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생각하는 부담스러운 기업정책은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과 같은 노동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한국의 경영환경 변화에 대해 외투기업 절반 이상이 비슷하거나 악화됐다고 답한 가운데,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규제완화 및 규제속도 조절’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국내 종업원 수 100인 이상의 외국인 투자기업 120곳을 대상으로 경영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밝혔다.

65.0%의 주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노동정책을 가장 부담이 되는 기업정책이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증세, 세제지원 감축 등 조세정책(16.7%)이 뒤를 이었다. 가장 우려되는 일자리 창출정책도 인건비 증가(53.3%), 비정규직 사용 제한(21.7%) 등과 같은 노동 관련 정책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조세부담인상(10.8%), 청년고용 할당제(8.3%) 등의 순으로 답했다.

지난 5년간 한국에서의 기업 경영여건 변화를 물어본 결과 크게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개선됐다’는 응답이 22.5%, ‘악화됐다’는 응답은 21.7%로 오차범위 내에서 유사하게 나타나 전반적으로 경영여건 개선이 더딘 것으로 보았다. 종사자수 500명 이상 대기업은 특히 ‘악화됐다’는 평가가 27.3%로, ‘개선’(13.6%)됐다는 응답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또한 주한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한국의 기업 경영환경이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54.2%)’이라고 답했다. ‘우수하다’는 응답과 ‘열악하다’는 응답은 각각 33.3%, 12.5%를 기록했다. 한편, 한국의 경쟁력 있는 경영분야로는 ‘충분한 산업인프라(23.6%)’ 등이 뽑혔다. 정책지원(10.7%), 인접 수출시장(12.6%), 조세 및 부담금(14.2%), 내수시장(17.8%)은 경쟁력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향후 사업확장 계획에 대해서는 절반이상인 56.7%가 ‘현행 유지’를 하겠다고 답했다. 한국의 기업경영 환경 변화를 관망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사업을 축소할 계획이 있는 곳은 11.6%, 사업을 확장할 곳은 31.7%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논의되는 기업관련 입법에 대해서는 기업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영향에 대한 고려가 부족(26.7%)하다는 지적이 제일 많았다. 이와 함께 기업과의 소통 부족(24.2%), 수용가능성을 넘는 규제속도(23.3%)도 문제점으로 지적하였다.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 인허가 등 규제완화(25.0%), 규제속도와 범위 조정(25.0%) 등 규제와 관련된 응답이 절반에 달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정책추진(23.3%)과 주거, 교육환경 등 인프라 구축(10.8%)이 다음 순이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외국인 투자기업도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이므로, 이들이 부담으로 느끼는 노동관련 정책들에 대한 속도 조절과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면서, “다수의 기업들이 향후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므로, 투자 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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