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SBS 사장이 최근 불거진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편향성 논란 관련해 프로그램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디어오늘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최근 SBS는 공정방송실천협의회(공방협)를 소집해 블랙하우스 문제를 논의했다. 공방협은 방송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운영하는 노사 합의 기구로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가 요청해 소집됐다.

이 자리에서 윤창현 본부장은 진행자 김어준씨에 대해 “공정성, 특히 성폭력 문제에 대한 시각 등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 돼 왔다” 며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의혹을 다룬 방송은) 결론적으로 오보”라고 지적했다.

박정훈 사장은 “시사교양본부장과 제작진 의지를 존중해 당분간 지켜보겠지만, 편향성이 고쳐지지 않으면 없앨 수 밖에 없다” 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사보에 따르면(4.10/4.13) 정 전 의원 성추행 아이템은 담당PD가 회의에서 발제했다. 해당 아이템에 대해서 남상문 시사교양본부장은 기본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양측 입장을 반영하고, 해당 이슈를 보도해 온 프레시안의 반론을 포함하는 것을 제작진에 지시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심영구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은 “사실 관계 정리 및 반론 지시가 있었음에도 제작진이 반영하지 않았다” 며 “정봉주 전 의원이 병원을 방문한 사진을 입수했는데도 일부러 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고 언급했다.

아울러 윤 본부장은 “방송 공정성을 말할 때 한 쪽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고 해서 다른 한쪽을 배제하면 안되는데, ‘블랙하우스’는 등장하는 정치인과 진행자의 시선에 고정돼 있다” 고 비판했다.

결국 이날은 박 사장이 프로그램 폐지까지 거론하며 재발 방지를 주문했고, 블랙하우스 외에도 다른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팟캐스트, SNS 등에서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자기 의견을 자주 표현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논의하며 끝마쳤다.

한편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달 22일 정봉주 전 의원과 프레시안의 진실공방이 고조된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의 사건 당일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방송을 진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29일 방송에서 자막으로 사과 입장문을 내보냈지만,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은 “면피와 변명에 대부분을 할애한 입장을 발표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며 “명확한 사과, 관련자 교체와 책임자 징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반론보도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