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 제62회 신문의 날을 맞아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민병욱)이 최근 진행한 ‘언론 신뢰도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다수가 ‘가짜뉴스’로 인해 우리나라 언론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별로 언론 신뢰도를 살펴보면 TV(77.3%), 포털(63.0%), 종이신문(58.5%), 인터넷신문(52.6%), 소셜미디어(35.1%) 순으로 조사됐다. 직접 뉴스를 생산하지 않고 유통만 담당하는 포털의 신뢰도가 종이신문보다 높게 평가됐다.

자료: 언론진흥재단 제공

그러나 지난 일주일 동안 한 번이라도 해당 언론매체를 통해 뉴스를 본 이용자들을 기준으로 했을땐 TV(78.1%), 종이신문(70.7%), 포털(64.2%), 인터넷신문(56.1%), 소셜미디어(42.6%) 순으로 종이신문과 포털의 신뢰도가 역전되는 결과가 나왔다.

언론인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언론인에 대한 인식에 대해 응답자가 가장 많은 동의를 보인 것은 ‘사회적 영향력이 있다’(82.2%)였다. 다음으로 전문성이 있다(60.5%), 사회를 감시한다(53.0%), 사회에 기여한다(46.3%), 시민의 편이다(34.8%), 도덕성이 있다(28.2%)는 순이었다. 즉 시민들은 언론인이 사회적 영향력이 있고 전문성도 갖추고 있지만, 사회 기여가 부족하고 시민의 편이라고 하기도 힘들다고 인식했다.

자료: 언론진흥재단 제공

이에 대해 김위근 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언론인이 시민의 편이라는 인식에 낮은 동의를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 언론이 크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며 “언론인에게 도덕성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와같은 언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언론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짜뉴스’, ‘기레기’라는 용어도 언론 불신을 키우는데 한몫 했다. 응답자의 89.1%는 ‘가짜뉴스’로 인해, 82.9%는 ‘기레기’라는 용어로 인해 언론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인식했다.

다수의 응답자들은 언론사의 오보도 ‘가짜뉴스’로 인식하고 있었다. 문제가 있는 뉴스나 정보에 대해 이를 소위 ‘가짜뉴스’로 인식하는지 알아본 결과, ‘뉴스 형식을 사용한 거짓 정보’를 가짜뉴스로 인식하는 응답자는 88.9%로 나타났다. 이어 찌라시정보(86.1%), 언론사오보(84.7%), 선정적 제목 등을 통해 흥미를 끄는 낚시성 뉴스(83.7%) 순으로 가짜뉴스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자료: 언론진흥재단 제공

특히 응답자들이 이들 뉴스나 정보를 어느정도 유해하다고 인식하는지 조사한 결과 언론사 오보(87.0%)가 언론 현업이나 학계에서 흔히 말하는 ‘가짜뉴스’, 즉 뉴스 형식을 사용한 거짓 정보(86.8%)보다 유해성이 더 큰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위근 연구위원은 “시민들은 유해성이 높은 뉴스나 정보를 소위 ‘가짜뉴스’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시민들이 생각하는 ‘가짜뉴스’와 언론인 및 언론학자가 생각하는 ‘가짜뉴스’의 개념에는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가짜뉴스’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시민들에게 전파하든지, 아니면 언론현업이나 언론학계 등에서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가짜뉴스’에 대한 재개념화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 ‘기레기’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응답자의 83.7%(879명)가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 중 75.6%는 ‘기레기’라는 용어가 일부 기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김 연구위원은 “사회 전반의 신뢰도는 언론 신뢰도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고 언론의 신뢰도 역시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언론 신뢰도를 제고하는 일은 우리 사회 전반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작업이기도 하다”며 “무엇보다도 언론 신뢰도 제고는 언론 위기 극복의 대전제다. 언론 신뢰도에 대한 논의가 진부해질 수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전문조사업체 (주)마켓링크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지난달 26~27일 온라인 설문으로 이뤄졌다. 최종 응답자는 1050명(응답률 13.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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