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시 뉴스가 19일과 20일, 21일 잇따라 삼성관련 보도를 20꼭지나 쏟아내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BS 뉴스는 19일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내린 ‘삼성 경영권 승계 작업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잘못됐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며 ‘끝까지 판다’라는 보도 꼭지 제목과 함께 에버랜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을 시리즈로 연일 보도하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보도 후 바로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하고 반론보도를 요청했지만, SBS는 삼성물산의 반론을 1분 내외로 짧게 전달하는데 그쳤다. 뉴스 앵커 또한 “일단 오늘은 삼성의 반론을 소개해 드리고”라는 멘트를 사용하며 SBS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뉴스를 이어나갔다. 

일반적으로 메인뉴스 시간에서 1~2꼭지 정도 기업 관련 비판보도를 다룬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뉴스 전체 시간의 절반(약 20분)을 할애해 특정 기업에 대한 비판 일색으로 보도를 채운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지상파들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경영진 교체시기와 맞물려 기업 경영에 대한 고발성 보도가 눈에 띄게 늘어난 모습이다. 현재 방영중인 시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MBC>와 <추적60분/KBS>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지상파 방송사가 시청률에만 매달려 흥미위주의 자극적 소재로 중립성과 공정성을 잃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시청률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지난 3일간 SBS 8시 뉴스의 평균 시청률은 3.09%(TNMS 수도권 개인)로 1주일 전 동일기간에 비해 오히려 0.2%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생소한 보도에는 채널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한편, 기업의 과거 이슈를 크게 다루는 SBS의 보도행태가 향후 다른 기업의 특정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 종사자들이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한 기업 홍보·광고 담당자는 “사실 자기 회사든 타회사든 기업경영 관련 문제를 비판하는 프로그램에 홍보하는 걸 좋아할 비즈니스맨은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온라인 플랫폼 쪽으로 마케팅을 돌리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기득권을 비평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전달해야하는 매체, 특히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이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메인뉴스에서 방송 전체시간의 반 이상을 특정 기업에 대한 의혹 보도로 채우는것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 경제단체 임원은 “기업 활동이 왕성해야 생산도 늘고 광고도 늘어 매체도 발전할 수 있다”며 “경제 불황 속에서 기업의 경영활동을 믿고, 국가 경제를 이끌어가는 한 축으로 바라보고 응원해주는 시각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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