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가정신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44개국 중 33위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특히 35세 이하 청년층의 벤처 등 창업을 위한 도전 정신과 의지력은 더욱 위축되었다. 베트남,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경쟁국이 약진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글로벌 웰니스 전문기업 암웨이는 '2018 암웨이 글로벌 기업가정신 보고서(AGER)'를 14일 발표했다.올해는 전 세계 44개국 5만여 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지난해 6월 한 달 동안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한국의 '암웨이 기업가정신 지수(AESI)'는 전년보다 9점 떨어진 39점으로 전체 참여 국가 중 33위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47점) 및 아시아 평균(61점)을 크게 밑도는 수치로 전년 대비 10계단 하락하며 조사 대상국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아시아에서 1위 베트남(84점)을 비롯해 총 5개의 국가가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은 80점으로 지난해 보다 한 단계 오른 3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전년과 비슷한 수치(25점)로 순위에서는 3계단 오른 42위를 기록했다.

이주헌 연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에는 패기 넘치는 창업가에 대한 스토리를 미디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며 "기업가정신을 북돋기 위해서는 창업 실패에 따른 부담을 개인이 짊어져야 하는 현 구조를 되짚어 봐야 하는데 금융권에서 관련 대출이 보다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을 35세 이하로 한정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한국 청년층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38점으로 아시아 지역(61점) 및 글로벌(52점) 평균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며 작년(49점)과 비교해서도 크게 하락했다.

전 항목에서 평균을 밑도는 수치를 보인 가운데 '실현 가능성'과 '의지력'은 각각 31%와 36%에 그쳤다. 가장 높은 수치인 '도전 의향'도 46%로 절반에 못 미친다. 특히 '실현 가능성'의 경우 아시아 평균(52%) 및 글로벌 평균(44%)과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 청년들이 스타트업이나 창업을 시도함에 있어 사회적 지원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주헌 교수는 "기업가정신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전 정신을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최근 들어 한국에서도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관련 수업을 진행하는 등 사회 전반에서 창업의 중요성과 인식 향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분위기가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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