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저 임금 인상과 규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공장 이전에 가속화하는 반면, 생산 시설을 자국으로 되돌리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실정을 비교한 사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조선일보의 1월 9일 사설 '기업 유턴 日 724곳 韓 2곳, 국가 정책 성적표'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의 리쇼어링(본국 복귀) 행렬의 배경에는 그만큼 일본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했기 때문이라며, 2015년 한 해만도 724개 기업이 리턴하며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해외에서 고용한 근로자가 286만명에 달한다며, 이중 10%만 국내로 되돌려도 정부의 일자리 수 증가 목표(30만개)가 가볍게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기업이 계속 빠져나가고, 한번 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나라의 경제는 성장할 수 없고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조선일보의 사설 전문이다.

기업 유턴 日 724곳 韓 2곳, 국가 정책 성적표

지난해 일본의 제조업 일자리가 7년 만에 1000만개를 돌파했다. 해외에 나갔던 공장들이 속속 일본에 유턴한 것이 주요 이유라고 한다.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1년 사이 해외에 생산 시설이 있는 일본 기업의 11.8%가 생산 물량을 일본으로 이전했다. 도요타와 닛산은 연산 10만대 규모의 북미 생산 라인을 일본에 가져왔고,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는 35년 만에 일본 내 공장을 짓기로 했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규모와 업종을 가리지 않는 기업들의 '리쇼어링(본국 복귀)' 행렬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일본 기업들의 유턴은 그만큼 일본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기업 탈출로 고전하던 일본은 2000년대 이후 수도권 규제를 비롯한 각종 규제를 줄이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등 기업 유치에 총력전을 펼쳤다. 아베 정권은 법인세율을 낮추고 엔저(低)까지 노골적으로 유도하면서 기업 비용 부담을 줄여 주었다. 그 결과 고비용·규제 왕국 일본이 매력적 생산지로 탈바꿈했다. 해외 법인을 철수하고 돌아온 기업이 2015년 한 해만도 724곳에 달했다. 이것이 청년들이 직장을 골라 간다는 일자리 풍년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유턴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등 적극적 정책으로 7년간 1200여 해외 공장을 불러들였다. 이 덕분에 미국에 돌아온 일자리가 34만개에 달한다.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 아디다스가 중국의 생산 라인을 독일로 옮긴 것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리쇼어링은 모든 선진국 정부의 최우선 정책이 됐다. 기업 유턴은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나 일본 '아베노믹스'의 핵심 목표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고용한 근로자가 286만명에 달한다. 그 10%만 국내로 끌어와도 정부의 올해 일자리 수 증가 목표(30만개)가 가볍게 해결된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유턴 실적은 매년 한 자릿수이고 지난해 1~8월엔 단 2곳에 불과했다. 규제 왕국, 노조 왕국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한국으로 돌아올 이유가 없다. 설상가상으로 새 정부는 기업 부담을 늘리는 반(反)기업 정책을 봇물 터뜨리듯 쏟아내고 있다.

기업이 세계지도를 펴놓고 투자할 국가를 골라가며 공장을 짓는 시대다. 기업이 계속 빠져나가고, 한번 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나라의 경제가 성장할 수 없고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없다. 정치에 빠져 그 자명한 사실을 보려하지 않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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