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세계 36개국 가운데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개한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최근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총 36개국 7만1천805명(국내 2천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36개국 조사 대상자들은 '자국 대부분의 뉴스를 신뢰할 수 있다'는 문항에 대해 평균 43%가 '동의한다'고 답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 26%보다 많았다. 31%는 신뢰 여부를 선택하지 않았다.

뉴스 신뢰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핀란드(62%)였으며 브라질(60%), 포르투갈(58%)도 높은 편에 속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와 그리스는 평균보다 떨어진 23%만이 뉴스를 신뢰한다고 답해 뉴스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뉴스 신뢰도는 검열제도가 존재해 언론 자유가 취약한 말레이시아(29%), 정부와 언론이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슬로바키아(27%)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 절반 이상 뉴스 기피 경험

아울러 뉴스를 기피한 경험에 대해서는 전체 조사 대상자의 56%가 '있다'고 답했다.

국가별로는 터키(84%)와 크로아티아(82%), 그리스(78%)의 뉴스 기피율이 높았다. 미국의 뉴스 기피율은 65%, 한국은 54%였으며 덴마크(38%), 일본(20%)의 뉴스 기피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뉴스 기피 이유 가운데 '논쟁에 휘말리기 싫어서'를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우리나라(30%)다. 2위는 정부와 공영방송의 갈등이 극심한 크로아티아(28%)가 차지했다.


정치 성향에 따른 디지털 뉴스 이용 격차 두드러져

이용자의 정치 성향과 미디어 의존도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진보층이 보수층에 비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더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의존하는 뉴스 출처’에 대한 문항에 대해, 36개국 전체에서 진보(47%)가 보수(43%)보다 4% 포인트 더 많이 디지털 미디어를 꼽았지만, 한국에서는 진보(52%)가 보수(39%)에 비해 13% 포인트 더 많이 디지털 미디어를 꼽았다.

특히 우리나라의 소셜미디어(SNS) 뉴스 의존도는 진보가 57%로, 보수 32%보다 25%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공영방송, 디지털에서 새로운 역할 찾아야

▲ 매체별 디지털 뉴스 이용자 정치성향, 한국언론재단

뉴스 브랜드별로 디지털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가장 디지털 이용률이 높은 브랜드는 네이버(64%)와 다음(35%)과 같은 포털 사이트로 조사됐다.

공영방송 KBS(18%)와 MBC(13%)는 포털에 비해 뉴스 이용률이 낮을 뿐더러, 이용자층도 다소 보수 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KBS와 MBC는 중도보수 쪽으로, JTBC는 중도진보 쪽으로 치우치는 등 전체적으로 한국 방송 브랜드는 이용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 분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보고서에서는 디지털 환경에서 한국 공영방송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중심축을 구축하기 위한 '디지털 혁신 감행'과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용자가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을 제시했다. 아울러, 이용자의 정치 이념적 편향을 극복하고 국민 전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뉴스 유료화 성공하려면 신뢰도 높여야

디지털 뉴스 유료 이용과 뉴스 신뢰도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6개국 전체에서 뉴스 신뢰/불신 응답을 비교해본 결과, 유료 이용자는 신뢰 응답이 불신 응답보다 25% 포인트 높았고, 무료 이용자는 그 격차가 16% 포인트였다.

실제로 디지털 뉴스 유료 이용률이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15%), 스웨덴(12%). 덴마크(10%)로, 모두 뉴스 신뢰도가 높은 나라였다.

미국에서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이 유료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유료 뉴스 이용자는 8%대에 그치고 있다. 한국도 4%로서 대부분의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최근 언론사들의 광고 매출이 위협받으면서 많은 언론사들이 디지털 뉴스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다. 결국 디지털 뉴스 유료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언론이 고품질 콘텐츠를 제공하고, 뉴스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를 높여야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 뉴스 신뢰도(단위 : %), 한국언론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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