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단절 선언... 오너클럽 이미지, 대외협찬 기능, 이름도 버린다

허창수 회장,‘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 드려 국민께 사과

- 50년 간판 버린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에서 '한국기업연합회'로 명칭 변경

- 회장단회의 없어진다... 중요 의사결정기구로 경영이사회 신설

- 조직은 7본부 체제에서 1본부 2실체제로 개편... 조직 ․ 예산 40% 이상 감축

- 사회본부・사회협력회계 폐지... 정경유착 고리 원천 차단

- 年 2회 사업내역 공시 등 공익법인에 준하는 수준으로 투명성 제도 강화

▲ 전경련 혁신내용 요약표

전경련이 대대적인 혁신안을 발표했다.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단체 명칭은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바뀐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조직과 예산을 40% 이상 감축하는 큰 폭의 변화를 선택했다. 또 회장단회의를 폐지하고, 정경유착 여지가 있는 사회협력회계도 폐지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 허창수)는 3월 24일(금) 회장단회의-혁신위원회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정경유착 근절,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강화를 위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허창수 회장은 이 날 기자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전경련은 앞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또 “사무국은 회원사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되는 단체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역사 속 뒤안길로, ‘한국기업연합회’로 재탄생

회장단회의 없어진다...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로 전환

전경련은 이 날 1968년 3월부터 50년 간 사용해 온 ‘전국경제인연합회’ 명칭을 ‘한국기업연합회(한기련)’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경제인(회장)’ 중심의 협의체에서 ‘기업’이 중심이 되는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 명칭 변경 역사 : 한국경제협의회(‘61.1) → 한국경제인협회(‘61.8) → 전국경제인연합회(‘68.3)

이에 따라 1961년부터 중요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해왔던 회장단회의는 이 날 회의를 끝으로 폐지된다. 앞으로 전경련의 중요 의사결정은 신설되는 경영이사회에서 이뤄진다. 경영이사회는 기존 오너 중심 회의체 성격을 탈피해 주요 회원사 전문경영인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처럼 의사결정구조가 이사회 중심으로 바뀌면 회원사가 지적해 온 사무국의 독단적 결정 등의 관행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경련은 전망했다. 또 경제단체로서 회원사 의견을 수렴하는 공식 창구로 이사회 산하에 경제정책위원회 등 분과별 위원회․협의회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전경련은 국내외 소통 기능만 남기고... 조직 및 예산 40% 이상 감축

한경연을 싱크탱크로... 연구범위 넓혀 객관적인 국가 어젠다 연구 추진

▲ 조직 개편안

한편 최근 문제가 불거진 사회본부를 폐지하는 등 조직은 대폭 축소한다. 기존 7본부 체제를 커뮤니케이션본부, 사업지원실, 국제협력실 등 1본부 2실 체제로 바꾼다. 앞으로 한국기업연합회는 주로 위원회・협의회 등을 통한 소통 기능과 한미재계회의 등 민간경제외교 역할에만 집중한다. 이에 따라 조직과 예산을 40% 이상 감축해, 강도 높은 혁신을 단행한다.

기존 경제․산업본부의 정책연구기능은 한국경제연구원으로 이관해, 한경연의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기업 정책 연구 뿐 아니라 연구의 외연을 넓혀 저출산, 4차 산업혁명 등 국가적 어젠다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전경련 혁신위원회는 혁신의 세부내용 마련을 위해 향후에도 수시 개최될 계획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또 이번에 발표한 전경련 혁신안은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와 총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음은 혁신안 발표 전문이다.
 

회원사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전경련 회장 허창수입니다.

지난해 불미스러운 일로 회원사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 드렸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전경련은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정경유착의 근절,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역할 강화라는

세 가지 혁신 방향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더불어 빠른 시일 내에 회원사와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할 수 있는

혁신안 마련을 약속드렸습니다.

이를 위하여 명망 있는 전문가들을 모셔서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사회 각계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였습니다.

이제 심사숙고 끝에 마련한 혁신안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앞으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거나, 관여되는 일이 일체 없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사회협력 회계와 사회본부를 폐지하여, 정치와 연계될 수 있는 고리를

원천 차단하겠습니다.

또한 부당한 요청에 따른 협찬과 모금 활동에 일체 응하지 않겠습니다.

회계내역은 정기적으로 공시해 투명성을 높이겠습니다.

둘째, 회원사 소통과 민간 경제외교 기능만 남기고,

사실상 해체에 버금가는 개혁을 단행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이에 걸맞게 불필요한 조직은 전면 축소하겠습니다.

셋째, 지난 50년 간 사용해 온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간판을 내려놓겠습니다.

회원기업들이 중심이 되는, ‘한국기업연합회’로 거듭 나겠습니다.

회장단 회의 자체를 폐지하여 대기업 오너 중심이 아니냐는

오해의 소지를 없애겠습니다.

사무국의 기능은 명실상부하게 이사회를 보조하는 것으로 제한하겠습니다.

대신에 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이사회 내 소위원회 등을 활성화하여

회원기업의 참여를 높이겠습니다.

넷째,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건전한 정책논의에 공개적으로 참여하는

경제 산업분야의 싱크탱크가 되겠습니다.

전경련의 정책연구 기능과 한국경제연구원을 통합하겠습니다.

특히 대기업 이슈에 국한하지 않고,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국가적 어젠다의 해법에 기여 하겠습니다.

혁신과 쇄신이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변화된 모습으로 또 다시 한국경제 도약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회원사와 국민으로부터 지지와 신뢰를 회복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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