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발생시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은 위기상황을 빠르게 봉합하고 더 이상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데, 이는 평소 조직 전반이 위기관리 매뉴얼을 숙지하고, 원활한 소통과 지속적인 훈련이 있어야만 가능해질 수 있다.”

지난 11월 22일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광고주협회 주최로 개최된 ‘2016 홍보전략 워크숍’에서 ‘위기관리를 위한 조직운영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의한 홍상현 홍PR 대표는 코오롱의 ‘마우나오션 리조트’ 사건을 기업 위기관리의 성공사례로 꼽았다.

2014년 2월 발생한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 사건 때 코오롱은 신속한 대응으로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당시 사건 발생 시간은 21시 15분, 불과 1시간 15분만인 22시 30분에 이웅열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본사에 집결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사건발생 8시간도 채 안된 다음날 새벽 5시 사건 현장인 경주에 도착, 신속하게 사과문을 발표하고 여론을 잠재웠다. 이 모든 것이 일단락되는 데 9시간이 안걸린 것이다.

 

200년 기업인 듀폰의 위기관리 매뉴얼도 유명하다. 위험물질을 다루는 화학기업의 특성상 창립 초기부터 ‘안전이 무너지면 인명 손상은 물론 기업의 위기까지 올 수 있다’고 판단한 듀폰은 ‘안전’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고, 사무실 복도에 충돌방지용 볼록렌즈 설치, 모든 회의 전에는 비상대피로를 확인할 것, 운전 중에는 핸즈프리라도 통화 금지, 심지어 연필꽂이에 펜의 뾰족한 부분이 드러나게 꽂아서는 안 된다는 지침까지 마련해 전직원을 대상으로 안전생활이 몸에 베도록 교육한다.

그런가하면 진정성이 부족한 사과로 오히려 더 큰 위기를 초래한 사례도 있다. 2013년 회초리를 소재로 한 남양유업의 사과광고는 ‘먼저 매를 맞은 만큼 먼저 바꿀 수 있었다’는 책임회피형 문구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받아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홍 대표는 성공적인 사과문에 대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내용을 들어 설명했다. △ 실수나 책임을 그대로 인정하고, △ 책임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 유감을 표명해야 하며, △ 사과 시점을 잘 선택해야 된다는 것이다.

최근 공기업이나 민간기업을 막론하고 경영자의 말, 즉 언어로 인해 논란이 촉발되는 사례를 자주 목격하는데, 지난 9월 있었던 한국PR학회 세미나에서 김찬석 청주대 교수(한국PR학회장)는 “언어 경영 시대가 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최고경영자 곁에 CDO(Chief Design Officer)가 있었다면 이제는 CLO(Chief Language Officer) 포지션이 필요하다”며 “조직 내에서 구성원 상호간 편향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는 내부 훈련을 해야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는 위기가 일상화되고 있으며, 강력하고 까다로운 대중의 의견이 디지털 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전파할 수도 있다. 홍 대표는 평소 핵심 내용만 담은 간결한 위기관리 매뉴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시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관련 이해관계자와 내부조직을 고려하는 한편, 대변인 등 커뮤니케이션 주체, 시기, 미디어 채널별 커뮤니케이션 방식, 그리고 무엇을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 하는 내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상시의 빠른 보고체계를 확립하고, 사내 모든 부서가 통합적으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디어 트레이닝과 위기관리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내부 정보는 진실성과 정확성 아래 크로스 체킹을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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