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포털에 새롭게 제휴를 맺은 일부 매체가 기업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빌미로 광고를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해짐에 따라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여론의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를 명목으로 지역일간지, 기존 매체의 자회사, 전문지 등 70개사를 검색제휴 매체로 대거 통과시켰다.

당시 늘어난 매체에 대해 기업의 홍보 담당자들은 “뉴스검색 매체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 부담만 가중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최근 문화나 연예, 스포츠 등 전문 콘텐츠로 포털에 입점한 일부 매체들이 경제분야로 노선을 변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화저널21, 문화예술 언론 1위 자처하고 기업기사 연어어 게재

대표적인 예가 ‘문화저널21’이다. 지난 5월 네이버 검색제휴 심사에 통과한 이 인터넷신문은 매체소개란을 통해 ‘문화예술 언론분야 1위 신문’을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기업관련 기사들이 빽빽이 자리 잡고 있다. 문화환경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창간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행보다.

8월 한 달간 보도된 기사들을 살펴보면 문화저널21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메인화면을 비롯해 경제란을 통해 기업 관련 부정적 기사가 상당히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보도행태도 선정적인 제목과 내용의 전형적인 ‘기업때리기’ 유형을 보이고 있었다.

최근 문화저널21에 게재된 해당 기업들을 대상으로 취재해 본 결과, 소속 기자들이 이미 기업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업계에서는 이를 광고압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화저널21로부터 취재문의를 받았다는 한 기업 홍보담당자는 “처음에 문화저널21이라고 해서 문화와 전혀 관련이 없는 우리 쪽에 연락을 취했는지 의아해 했는데, 갑자기 CEO와 관련해 취재문의가 들어와 당황스러웠다”는 반응을 전했다.

▲ 문화저널21에 게재된 기업 관련 기사

포털, 뉴스제휴에 신중 기하고 퇴출기준 강화해야

이처럼 전문지 역할을 해오던 매체들의 일탈이 포털 검색제휴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한 광고주는 “최근 검색제휴를 통과한 일부 매체들이 대우를 달리 해달라며 접촉을 시도해오고 있다”며 “기사로 광고 협찬이나 금품을 요구할 수 있는 것도 결국 포털과의 뉴스 검색제휴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포털에 노출되는 악의성 기사로 기업을 압박해 광고를 뜯어내는 이른바 ‘유사언론행위’가 언론의 주 수익원이 되고 있다는 점은 그동안 본보에서 여러 차례 언급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포털은 모든 비난을 제휴평가위에 돌린 채 제휴매체 수 늘리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휴평가위원회 소속 위원은 “언론의 다양성이라는 명분하에 제휴를 통과한 매체들이 기업기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면에는 광고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언론환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포털이 이러한 언론의 숙주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털 또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포털 일변도의 뉴스 유통과 소비 환경 속에 처한 인터넷신문의 현실이 안타깝다”며 “인터넷뉴스의 저널리즘 회복을 위해서는 포털이 뉴스제휴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 문제매체에 대해서는 퇴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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